윤석열 최재형 IPO와 ‘따상’의 조건[광화문에서/최우열]

최우열 정치부 차장 입력 2021-07-31 03:00수정 2021-07-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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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열 정치부 차장
이번 주 나온 ‘IPO 공급부담의 데크레센도’라는 시황분석 보고서(한화투자증권)가 정치권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이 정치권 대표 신주(新株)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IPO’(정치 데뷔)와 비슷하다는 것.

보고서의 요지는 최근 다수 기업들이 IPO를 하면서 신주 공급량이 많아졌지만,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제재로 일부 기업의 신주 수량 축소, 공모가 인하, 공모 기간 분산 등이 이뤄져 주식시장의 수급 부담이 완화됐다는 내용이다. 잘라 말하면, 비상장 시절의 꿈에 젖어 뻥튀기 공모가 및 공모 규모를 제시한 기업은 철퇴를 맞았고, 애초에 냉정한 자기평가를 바탕으로 상장사다운 모드 전환을 잘한 회사는 예정된 일정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IPO 효과의 ‘데크레셴도’(점점 약하게) 탓에 투자자 입장에선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 및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것)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 셈이다.

대선 출마 선언과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각각 IPO를 한 윤석열주와 최재형주 역시 ‘비상장 시절’ 법조인에서 정치시장에 상장된 정치인 모드로 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검사 출신의 윤 전 총장은 “코로나19 민란” “대구 모스크바” “주 120시간 근로”와 같은 논란의 발언들을 쏟아내며 상장하자마자 주가(지지율) 하락에 마주했다. 법률적으로나 발언 전체의 맥락으로나 문제 될 발언이 아닐 수 있지만 정치적으론 모두 적진에 먹잇감을 던져주는 자폭 발언들이다. 판사 출신의 최 전 원장은 사퇴 17일 만의 전격 입당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그 후 속도감 없이 늘어진 대선 출마 선언, 판사님 같은 초지일관 점잖은 발언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법조인과 정치인은 각각 사용하는 언어도, 세계관도, 능력 평가의 척도도 전혀 다르다. 장모가 구속됐으면 법조인은 “법 적용엔 누구나 예외가 없다”(윤 전 총장 반응)고 하지만, 정치인은 “그렇다고 장모님을 버리라는 말이냐”며 표가 되는 감성의 언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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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은 법과 규칙 아래 정돈된 세계를 추구하지만, 정치인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속 하모니를 찾는다. 그래서 순수 정치인들은 정치판에서 국민 여론을 읽거나 주도하는 능력을 ‘고도의 종합예술’이라 표현하지만, 아직 여의도에 적응 못한 법조 출신 정치인들은 ‘아사리판’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어느 쪽이 낫고 못하고의 개념이 아니라 각자의 맡은 소임이 달라 생기는 차이일 뿐이다.

최근 윤 전 총장이 대선 캠프 법률팀에 “앞으로 정무팀과 상의하고 보도자료를 내라”고 했다는 얘기가 들리는 점이나, 최 전 원장이 정무팀을 대폭 보강하려 하는 점 등은 긍정적 신호이긴 하다. 대통령은 법조인의 역할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최고 정치인의 역할을 해야 할 자리다. 확실한 모드 전환이 되지 않은 어설픈 ‘법조정치인’으로선 따상을 기대하며 바람처럼 움직이는 민의를 정확히 읽고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우열 정치부 차장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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