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수여식, 악수-덕담-포옹 없이 ‘셀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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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코로나에 시상식 풍경도 바뀌어
선수들이 직접 목에 메달 걸어

수영 여자 계영 400m 금메달을 딴 호주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시상식에서 메달 수여자(가운데)가 쟁반으로 가져온 메달을 서로의 목에 걸어주고 있다. 도쿄=신화 뉴시스
수영 여자 계영 400m 금메달을 딴 호주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시상식에서 메달 수여자(가운데)가 쟁반으로 가져온 메달을 서로의 목에 걸어주고 있다. 도쿄=신화 뉴시스
‘메달은 셀프(self)입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도쿄 올림픽 시상대에서는 악수도, 덕담도, 포옹도 없다. 선수들이 직접 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 예고했다. 막상 셀프 시상의 순간이 오자 바흐 위원장은 물론 선수들도 어색함을 숨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접촉’과 ‘최소 1∼2m 거리 두기’ 원칙 속 진행되고 있는 메달 수여식은 생경한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24일 올림픽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된 사격 여자 공기소총의 양첸(중국·21) 앞에 바흐 IOC 회장이 쟁반을 들고 섰다. 어색한 눈빛을 교환한 뒤 금메달을 잡아든 양첸은 우물쭈물하다 메달을 고개에 걸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터라 메달리스트들의 환한 미소도 볼 수 없다. 어떻게 기쁨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양첸은 이내 머리 위로 크게 하트를 만드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한국에 최초 금메달을 안긴 양궁 혼성전 김제덕, 안산은 그나마 둘이 함께 시상대에 오른 덕에 서로의 목에 메달을 걸어줄 수 있었다. 둘은 주먹을 맞대는 ‘코로나19식 인사’로 짧고 굵게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에서 일부 선수들이 마스크를 벗고 메달을 깨무는 등의 ‘고전적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메달리스트들은 마스크 위에 메달을 갖다 대는 것으로 대신했다.

시상식이 이어지며 마스크를 벗는 선수들이 자주 나오면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25일부터 메달 수상자들은 카메라에 웃는 얼굴을 보여줄 수 있도록 30초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며 예외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쿄올림픽#메달 수여식#셀프#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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