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컬처 시대에도 책은 여전히 아이디어의 보고”

전채은 기자 입력 2021-07-22 03:00수정 2021-07-22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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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독서’ 펴낸 김도영씨
“AI가 궁금하다면 ‘인간’에 집중… 청개구리식 책읽기로 통찰 얻어”
“인공지능(AI)이 지금보다 널리 상용화될 2030, 2040년 이후 모습이 궁금할 때 오히려 인간다움에 대해 쓴 인문서를 꺼내 읽습니다.”

네이버에서 9년째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김도영 씨(36·사진)는 “책을 청개구리처럼 읽는다. 그럴 때 정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회사 안팎에 이를 공유하는 업무를 맡은 그가 기획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닌 ‘책’. 그는 최근 내놓은 에세이 ‘기획자의 독서’(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른 경험을 소개했다. 19일 전화로 그를 인터뷰했다.

“양극단은 서로 통한다고 하잖아요. 10, 15분짜리 콘텐츠가 유행하는 스낵 컬처 시대에 오히려 느리지만 밀도 있는 콘텐츠들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책만이 업무나 삶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SNS를 살펴보거나 이른바 ‘핫 플레이스’를 찾아다닌다. 온라인 중심의 흐름 속에서도 책처럼 디테일이 살아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적잖이 존재한다는 것. 그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사람 하나를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이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는 빠르고 가벼운 것뿐 아니라 느리되 농밀한 콘텐츠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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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책에서 아이디어를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5년 전 그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심했다. 모두가 홈런 한 방을 날리기 위한 방안을 찾을 때 그의 머릿속에 얼마 전 읽은 야구 책이 스쳤다. ‘초반부터 홈런을 치려고 하면 필패, 1루로 나가는 데 사활을 걸라’는 게 책의 교훈이었다. 이에 따라 그는 예산을 다섯 부분으로 나눠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했고, 프로젝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가 한 달간 읽는 책은 평균 6권. 2주 단위로 독서 계획을 짜는데, 마치 식단을 짜듯 한 권의 메인 메뉴와 더불어 사이드 메뉴처럼 곁들여 읽을 책 2권을 정한다. 메인 메뉴는 김 씨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로 소설, 에세이, 인문서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최근 일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고민에 빠졌다는 그는 메인으로 ‘일하는 마음’(어크로스)을 읽으면서 ‘일하는 사람의 생각’(세미콜론) ‘혼자 일하는 즐거움’(알프레드)을 동시에 보고 있다. 인상적인 구절을 옮겨 적는 데서 더 나아가 해당 구절의 문체를 좇아 새로운 문장을 써보는 것도 그만의 적극적인 독서 방식이다.

기획자가 아닌 이들도 그처럼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할까? 그는 기획자가 아닌 사람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백반집 사장님의 ‘오늘 밑반찬은 뭘로 할까’라는 고민, 옷가게 점원의 ‘오늘 쇼윈도에는 어떤 옷을 내걸을까’ 하는 고민도 모두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제 책을 읽은 독자들이 ‘아, 나도 기획자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스낵컬처#책#아이디어#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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