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교육청 지급한 교육재난지원금 1656억, 대부분 외식-생활비로 쓰여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21-07-20 03:00수정 2021-07-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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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속 학습권 지원 취지 무색… 현금 뿌리기로 변질돼” 지적
동아DB
부산에서 10세 딸을 키우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8일 딸의 스쿨뱅킹 계좌로 10만 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에서 지역 내 초중고교생과 유치원생 한 명당 현금으로 10만 원씩 준 것이다. 김 씨는 “작년에도 10만 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 썼다”며 “올해 또 받아 좋긴 하지만 애들 교육에 쓸 세금을 이렇게 나눠줘도 되는 건가 싶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부산을 포함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현금이나 지역화폐로 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침해받은 학습권을 지원한다는 명목이지만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아 남아도는 교육재정을 이용한 ‘현금 뿌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부산 인천 울산 세종 강원 제주 등 6개 교육청에서 학생들에 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들 교육청이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지급한 교육재난지원금은 총 1656억4500만 원 규모다.

교육재난지원금은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아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일반 재난지원금과 다를 바 없다. 시도교육청의 사용 실태조사나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대부분 가족 외식이나 생활비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외식이나 생활비로 쓰더라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급식과 학습 공백을 지원하려면 급식바우처를 지급하는 등 사용처를 제한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말 필요한 계층에 급식바우처를 주거나 코로나19로 벌어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남는 재원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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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중앙정부에서 받는 예산은 계속 늘어나게 돼 있는 지방교육재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배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늘어난 약 6조 원을 포함해 59조5958억 원 규모로 커진다. 매년 예산이 남아돌자 시도교육청은 2019년부터 기금을 조성해 남는 돈을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2조3056억 원이 쌓였지만 사용한 실적은 없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6개 교육청#교육재난지원금#학습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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