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상 예보관 결혼하는 날 비가 온다면

손효주 기자 입력 2021-07-17 03:00수정 2021-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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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때때로 소나기/비온뒤 지음/264쪽·1만1500원·문학수첩
“나는 꽤 자주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다. … 남자친구에게 몇 달 동안 (직업을) 말하지 않은 적도 있다.”

자신의 직업을 꽁꽁 숨기고 싶어 하는 이 저자, 누굴까.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 특정될까 봐 이름도 필명 ‘비온뒤’로 대체했으니….

그의 정체는 툭하면 ‘국민 욕받이’가 되는 기상청 예보관이다. “기상청 체육대회 날 비가 왔다더라.” 예보의 부정확성을 꼬집는 이 얘기는 누구나 아는 농담이다. 9년째 예보관으로 일하는 저자도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1994년 체육대회 때 비가 왔다고.

그러나 제아무리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에 각종 수치 모델을 동원해도 하늘이 기습적으로 던져대는 변수가 수두룩한 기상을 두고 100% 정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기상 예보는 ‘정확도 높은 예보’일 뿐임에도 “왜 100% 정확하지 않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비가 쏟아질 때 비행기를 타면 공중에서 뇌전이 치는 적란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좋다는 천생 기상 예보관이지만 가끔 이 직업을 택하지 말았어야 하나 후회도 한다. 이러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결혼식 날 비가 올까 봐 걱정한다. “아, 정말 예보 맞히고 싶다.”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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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정확도에 매달리며 사는 기상청 예보관의 희로애락 가득한 일상을 담았다. 온갖 비난에도 버티는 건 ‘문득 바라보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기상 예보관#결혼#날씨#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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