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푸드코트, QR체크인-안심콜 찾기 힘든 ‘방역 사각’

유채연 기자 입력 2021-07-16 03:00수정 2021-07-1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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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백화점 4곳 가보니
15일 낮 12시경 서울의 한 백화점 지하 식품관 푸드코트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식음료 취식이 가능한 백화점 내부 푸드코트에서는 QR코드 체크인 등 출입명부 작성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지만 본보가 현장을 둘러본 결과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음식 드시고 가려면 푸드코트 빈자리 앉으시면 돼요. 저희 매장에는 따로 QR코드 찍는 기계는 없는데…. 저쪽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시겠어요?”

1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주먹밥 등을 포장 판매하는 매장 직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먹밥을 먹고 갈 수 있냐”고 묻자 직원은 푸드코트 내 공용 공간을 가리켰다. 하지만 전자출입명부(QR코드 체크인) 작성법을 묻는 질문에는 말끝을 흐렸다. 명부 작성을 위해 테이블과 기둥 등에 ‘안심콜’ 번호가 붙어 있지는 않은지 둘러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푸드코트에서 포장한 주먹밥을 먹는 15분 내내 “QR코드 체크인을 해달라”는 직원 요구도 없었다.

최근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실상 일반음식점과 동일한 환경인 지하 식품관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서울 시내 3개 백화점 관련 확진자는 160명에 이른다.

백화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실내 시설이지만 QR코드 등 전자출입명부 의무 작성 대상은 아니다. 고객들이 대체로 마스크를 쓴 채 쇼핑을 하고, 출입명부 작성 과정에서 오히려 더 혼잡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백화점 내 식당과 카페에서는 출입명부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지하 식품관 푸드코트도 식당으로 분류돼 출입명부 작성 필수 대상이지만 포장 음식점이 많고 매장 경계가 모호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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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이 14일 오후부터 15일 오전까지 서울 시내 백화점 4곳을 둘러본 결과 4곳 모두 지하 식품관에 입장할 때 출입명부 작성을 요구하지 않았다. 내부에 테이블이 있거나 국물 요리처럼 포장이 어려운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은 계산할 때 QR코드 체크인을 하도록 기기를 마련해 뒀다.

하지만 테이블이 없어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매장의 경우 QR코드 체크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푸드코트 공용 공간에도 QR코드 체크인을 안내하는 상주 직원은 없었다. ‘안심콜’ 번호와 체크인을 안내하는 문구는 물을 마시기 위해 찾은 정수기 뒤편에서야 찾을 수 있었다.

14일 오후 5시 40분경 서울 강북지역의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는 고객 30여 명이 푸드코트에서 유부초밥이나 빵처럼 간단한 포장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여성 A 씨는 “백화점 4층 카페에서 커피를 포장해 마시고 있다”며 “자리에 앉을 때 출입명부를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4단계 거리 두기 조치’ 이후 어렵게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서울 중구 백화점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순남 씨(63)는 “우리는 안심콜과 QR코드, 출입명부를 모두 운영하며 과태료를 낼 수 있다는 부담까지 떠안는데 백화점 푸드코트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도 백화점 푸드코트에 철저한 방역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소한 식품관 입장 시 QR코드 체크인을 전면 의무화하면 음식을 살 때마다 QR코드를 찍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방문자 명부를 철저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푸드코트 공용공간 포장 취식의 경우 ‘안심콜’ 번호 등을 테이블에 붙이는 등 안내했지만 고객이 포장할 때도 실내 취식 시에는 출입명부 작성을 공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백화점 푸드코트#방역 사각#서울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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