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는 전국민 재난금 합의… 野원내대표는 “예산 없을것”

김지현 기자 , 강경석 기자 입력 2021-07-13 03:00수정 2021-07-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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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이준석 75분 회동
책 선물하며 화기애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 자신의 저서 ‘룰을 지배하라’를 선물하고 있다. 이날 만찬 회동을 가진 두 대표는 2차 추경을 통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영길-이준석 “전국민에 재난지원금” 합의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반대 기류… 宋-李, 지구당 부활도 추진하기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 반발로 실제 지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첫 만찬 회동을 갖고 당정이 ‘소득 하위 80%’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주기로 합의했다. 회동 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소상공인 지원을 더 두텁게 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여야 대표 합의 직후 곧바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견이 제기됐고, 황보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10시경 “(소상공인 지원 뒤) 만약 남는 재원이 있으면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 등을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고 추가 공지했다. 애초 발표한 합의 내용을 사실상 번복한 것.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는 예산이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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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는 또 2004년 3월 정당법 개정에 따라 폐지된 지구당과 관련해 “지구당 부활을 합법화하는 것을 검토하자”고 뜻을 모았다.

여야 대표는 전국민 재난금 합의… 野원내대표는 “예산 없을것”


처음으로 마주 앉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전격 합의했다. 당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지급 범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여야 대표가 마주 앉아 담판을 지은 것. 그러나 양당 대표 회동 결과 발표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심사는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송영길-이준석, 첫 담판에서 전격 합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배석자 없이 마주 앉은 여야 대표는 이날 약 75분에 걸친 만찬 회동을 통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주요 합의를 전격적으로 이뤄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두 대표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며 “지급 시기는 방역이 좀 안정될 때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야당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선심성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민주당 내에서도 ‘전 국민 지급’과 ‘선별 지급’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었지만 이 대표가 송 대표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야당이 주장해온 소상공인 지원 강화 방안도 관철시켰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현재까지 검토된 안에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훨씬 더 두텁게 지원하는 방법도 (여야가) 함께 모색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합의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안은 대폭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6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금과 3조3000억 원 규모의 희망회복자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 상위 20%에 대한 보완책 성격이었던 신용카드 캐시백도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 국민 지급이 이뤄진다면 신용카드 캐시백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소상공인 지원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일부 예산 삭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2차 추경 심사의 변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용 예산과 세금 낭비성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 사업 등으로 편성된 3조 원 이상을 삭감해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與 “환영” vs 野 “당황”

송 대표와 이 대표의 전격적인 합의에 대해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이 대표가 약속을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로 힘든 국민에게 백신처럼 기쁜 소식”이라고 했다. 선별 지급을 주장해 왔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여야 합의 소식에 “지급 액수 조정 등 후속 쟁점은 있겠으나 지급 범위에 대한 논란은 이것으로 중단하자”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은 전 국민 지급 합의 소식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의 회동 직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 원내대표와 만나 1시간 넘게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취지를 설명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얘기를 듣지 못해서 합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 대표에게 설명을 들어보니 합의문을 쓴 것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의사 교환을 한 수준인데 각자 해석을 다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재원을 먼저 확대해서 쓰고 나면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이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여야 대표 회동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대표 간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도 문제, 뒤집어도 문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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