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터뷰] 前정권수사 관련 “섭섭함-원한 충분히 이해…이유 여하 막론하고 위로-유감 표한다”

최우열 기자 , 장관석 기자 , 조아라 기자 입력 2021-07-12 03:00수정 2021-07-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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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前검찰총장 본보 인터뷰
“입당, 정권교체 기준 맞춰 결정”
박근혜 구속 등엔 “위로와 유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재형과 단일화 포함 정권교체 위해 어떤 결단도 내릴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대선 여론조사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떠오른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

윤 전 총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추구하기보다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전에 단일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어떠한 결단이라도 반드시 할 것”이라고도 했다. 입당 문제에 대해선 “상식에 의해 나라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느냐는 기준에 맞춰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제’ 공약에 대해 “보편적 복지는 현금 지급보다는 서비스 복지로 많은 일자리와 고용을 창출해야 복지와 성장이 선순환할 수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역동성과 공정이 살아있는 자유시장경제’라는 경제 정책의 기조를 제시하기도 했다.

집권 시 문재인 정부 인사를 겨냥한 수사 가능성에 대해 “법은 누구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국민이 볼 때 온당한 법 집행을 해야지, 정치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권력이 셀 때 남용하면 반드시 몰락하게 돼 있다”며 “그런 무모한 짓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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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문재인 정부의 ‘적폐수사’를 주도했던 것에 대해선 “검사가 법을 집행한다고 해서 고통 받는 분들의 감정까지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사로 고통 받은 분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위로와 유감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윤석열 “집권땐 무모한 정치보복 안할 것…권력 남용하면 몰락”
“집권땐 무모한 정치보복 안할 것… 권력 남용하면 몰락”“법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하지만 (과거 정부를 겨냥해) 정치보복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권력이 셀 때 남용하면 반드시 몰락하는 걸 검찰에서도 많이 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1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차기 정부가 현 여권 인사들을 수사할 가능성에 대해 “과정과 절차에서 국민들이 볼 때 온당한 법 집행이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단일화할 수 있다는 의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소회 등 그간 밝히지 않았던 얘기들을 쏟아냈다. 그는 “원래 체중이 100kg을 넘었는데, 살이 빠져 바지 벨트도 한 칸 줄였다. 최근엔 멜빵바지를 입으라고 조언을 받을 때도 있다”며 최근의 바쁜 행보에 대해 웃으며 설명하기도 했다. 다음 윤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 “자타공인 전문가 구성, 곧 공약 발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흙수저 인권 변호사, 윤 전 총장은 금수저 특별수사통 검사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구도에 동의하나?

“아버지가 교수를 하셨지만 제가 금수저라곤 할 수 없다. 저소득층이 피해자인 강력 범죄들을 다루고 피해자를 만나면서 그들의 어려운 삶에 대한 공감과 경험은 제가 충분히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 9수를 하며) 어려운 학생들과 서민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온 경험도 나의 한 방향성이 되기도 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제’ 공약이 여당 대선 경선의 쟁점이 되고 있는데….


“국민들이 민주당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범 실시니, 점진적 확대니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은 항구적 재원마련 방안과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찬성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이 지사가) 기본소득에 대해 (1번 공약이 아니라는 등 기존과) 다른 얘기를 했다. 이 지사의 그런 실용적인 부분은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출마선언문에서부터 비판한 이유는 뭔가?


“경제학계에서도 동의를 얻기 어려운 독특한 이론이 국가정책으로 채택돼 국민 경제가 실험의 대상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따라 수백만 명에 이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붕괴 수준의 위기로 내몰렸다.”

―출마선언문 등에서 아직 ‘반문(반문재인)’ 외에 정책이 안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병이 들었으면 원인을 알아서 고치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보약만 먹는다고 되겠나. 국민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찾으려면 국민들이 고통 받는 정책이 어디서 왜 나왔는지를 따져보는 게 우선이다.”

―그렇다면 이들과 대비되는 윤석열표 정책의 기조는 뭔가?

“자유시장경제 질서의 존중이다. 그리고 국가라고 하는건 역동적이어야 하고 어떤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함 있어야 한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해 정책과 공약을 내놓는 것도 ‘어음 정치’에 불과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학계나 전문 영역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다. 곧 핵심 정책과 공약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겠다.”

● “정치보복 한다면 정치적 기반 상실할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가.

“그런 것 없다. 이제 국민과도 만나고 전문가들도 뵙고 또 정치인들도 어떤 진영에 관계없이 뵐 수 있으면 뵙는다. 때가 되면 얼마든지 뵙고 풍부한 정치적 견문을 들어야 하지 않겠나.”

―야권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를 기다리는 기류도 강하다.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할 수도 있지 않나.

“최 전 원장은 참 훌륭하신 인품을 지니신 분이다. 소양을 저도 존경하며 배우고자 한다. 정권교체를 확실히 할 수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한다. 단순히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고통을 중단시키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하게 하려면 어떠한 결단도 내리겠다는 얘기다.”

―최 전 원장과 단일화를 한다면 그 시기가 국민의힘 입당 전인가, 후인가?

“어떠한 것이든 간에 이 정권은 교체가 돼야 한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모든 국민 정치인 세력들이 다 힘을 합쳐야 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 절대 실망시켜드릴 일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드릴 수 있다.”

―입당이 정권교체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입당을 않을 수도 있는가?

“(정치 참여 선언을 한) 6월 29일 말씀드린 것에서 1mm도 벗어난 게 없다.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도 강구한다고 한 만큼 그에 맞출 생각이다.”

기자가 ‘정권교체의 선봉장이 윤 전 총장이 아니어도 좋다는 얘기냐’고 재차 묻자 윤 전 총장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국민이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서라고 지지를 보내주셨으니 (지지를) 받은 사람이 앞장서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향후 어떤 정치적 불이익이 있더라도 대의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이끈 보수 정부에 대한 수사에 대해 ‘과했다’거나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껴안고 가는 것도 정치인 윤석열의 과제 아닌가?

“그렇다. 마음이 무척 아프고 그런 감정 갖는게 당연하다. 아픔 겪은 사람에게 위로 유감을 전한다.”

―지금 와서 되짚어 보니 수사가 조금 과했다거나, 이런 방향으로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이 드는 수사가 있나.

“수사를 하다가 ‘아 제대로 했다’고 생각드는 건 나중에 시간이 지나 보면 ‘조금 덜 할걸’ 하는 생각이 들고, 또 반면에 ‘미진했다’고 생각드는 건 나중에 ‘아 그 정도가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배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 저 역시 검찰총장을 마치고 나서 보니 선배들의 경험담 내지는 가르침이 이해가 좀 되는 면이 있다.”

―여야 후보와 합의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 있나.

“1997년 대선 직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김영삼 대통령과 협의해서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 조치를 한 점은 한국정치가 진일보되는 장면이었다. 다만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총장 시절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이끌었다. 차기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수사할 수 있다고 보나.

“하하하 (웃은 뒤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법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게 원칙이다. 다만 국민들이 이것이 온당한 법 집행인지 정치 보복인지는 국민들께서 다 아실 것이다. 과정, 절차에서 국민들이 볼 때 온당한 법 집행이라고 할 수 있게 가야 된다.”

―최근 원전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선언 때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법을 무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

“제가 집권해서 정치보복을 한다면 아마 정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저부터 정치적 기반과 국민들의 동의를 상실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청와대가) 그런 개입들을 많이 하고 있을 거라고 저는 추측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나중에 굉장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권력이 셀 때 (힘을) 남용하면 반드시 몰락하게 돼 있다. 그런 무모한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청와대가 수사에 개입한 것을 목격한 경험이 있나?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것은 그런걸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가 아니겠나. 적절한 선을 이미 넘지 않았나 싶다. 그건 정권에 도움되는 게 결코 아닐 것이다.”

―야권 주자로 나섰는데, 인사권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드는 감정은….

“저 스스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충언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제 진심이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

―총장 재임 당시 주도한 수사들이 결국 ‘정치참여용’이었다는 시선이 있다.

“(그런 시선이) 전형적인 ‘내로남불’ 주장이라는 걸 국민들이 더 잘 안다. 지난 정부와 관련된 수사에 대해서는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다고 말하면서 자신들과 수사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 가족 관련 의혹들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 근거도 없이, 비방을 위한 비방만 난무한다면 굳이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다. 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다.”

● “엉덩이 탐정 가만보니 나와 비슷”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페이스북에 만화 캐릭터 ‘엉덩이 탐정’을 언급했는데….

“(웃으며)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한다니까 처음에는 뭔가 싶었는데 가만히 보니 비슷하기도 하고 그렇다.”

―연일 바쁜 일정인데, 요즘도 체중이 100kg가 넘나?

“(웃으며) 원래 체중은 100kg을 넘었는데, 최근엔 훨씬 내려가 바지 벨트도 한 칸 줄였다. 최근엔 정장이 아니라 (만화 ‘엉덩이 탐정’ 캐릭터처럼) 멜빵바지를 입으라고 조언을 들을 때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대립 국면 당시 “나는 100kg이 넘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에 자신을 ‘애처가’라고 소개했다.

“아내를 좋아하니 늦은 나이에 결혼했을 것이고. (웃으며) 대한민국 남편들이 애처가라고 하지 않으면 어디 집에서 잘 살 수 있나.”

尹, 前정권수사 관련 “섭섭함-원한 충분히 이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위로와 유감 표한다”
“전직대통령 사면, 文대통령 결단 문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진두지휘한 전 정권을 겨냥한 이른바 ‘적폐수사’에 대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은 사람들 등에 대한 야권 내부의 비판을 어떻게 풀 것이냐”는 질문에 잠시 침묵하다가 “그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야권에선 “야권을 향한 무리한 수사들이 보수 진영 전반의 표를 받아야 하는 윤 전 총장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정권 초기 수사뿐 아니라 검사는 수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분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늘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분들이 저에 대해서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서 원한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한다”고도 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축소·은폐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은 뒤 윤 전 총장을 비판해온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저의) 검사 생활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선택해야 할 때도 있지만 (수사를 맡도록) 선택받을 때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등의 사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대통령에게 사면의 권한을 두는 이유는 국민 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 통합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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