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소매를 걷어붙이고 시작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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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앞)이 미시간주에서 열린 ‘전국 체리 페스티벌’에 참석해 자신이 딴 체리를 직접 시식하며 관광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AP 뉴시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앞)이 미시간주에서 열린 ‘전국 체리 페스티벌’에 참석해 자신이 딴 체리를 직접 시식하며 관광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AP 뉴시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요즘 미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위기감이 심각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사도 온통 여기에 쏠려 있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정체기에 달한 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m reluctant to cherry-pick and take out one or two items.”

지금 미국은 체리 시즌입니다. 미시간주에서 체리 따기 행사인 ‘전국 체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곳 방문에 앞서 “체리 따는 것을 주저한다”고 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1조9000억 달러(약 215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안이 있습니다. 워낙 천문학적인 규모여서 의회 통과가 쉽지 않습니다. 전액 통과를 목표로 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일부 아이템(조항)을 빼서 액수를 줄이라”는 공화당의 요구에 난색을 표합니다. ‘Cherry pick’은 말 그대로 ‘체리를 따다’라는 뜻도 있지만 ‘유리한 것, 될 만한 것만 취사선택하다’라는 의미로 더 많이 씁니다.

△“We’ve gained the upper hand against this virus.”

체리 따기 다음 날은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걸었던 ‘독립기념일까지 성인의 70%는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목표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희망적입니다. 백악관 연설에서 “바이러스에 대항해 주도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Gain the upper hand’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다’란 뜻입니다. 내기를 할 때 막대기를 세워 한 뼘씩 잡고 올라와 맨 윗부분을 잡는 쪽이 이기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I urge every American to join the fight-to roll up their sleeves and get vaccinated.”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이틀 후 재차 백악관 연설에 나섭니다. 메시지는 훨씬 더 심각해졌습니다. 국민들에게 “전투태세를 갖춰 달라”고 합니다. ‘미접종자 집마다 찾아다니며 노크하는(knock on doors)’ 정책도 공개합니다. “모든 미국인에게 이 싸움에 동참할 것을 당부한다. 소매를 걷어 올리고 접종하라.” ‘Roll up sleeves’는 중의적으로 쓰였습니다.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다’라는 뜻이기도 하고, 팔에 접종하기 위해 ‘소매를 걷다’라는 의미도 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코로나19 재유행#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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