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 수산업자’와 얽힌 박영수 특검, 사퇴로 끝날 일인가

동아일보 입력 2021-07-09 00:00수정 2021-07-09 07:1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사표가 어제 수리됐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게 현직 검사를 소개시켜 주고,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 때문이다. 박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30명을 뇌물죄 등으로 기소한 당사자다. 4년 7개월 동안 국가를 뒤흔든 사건의 수사 및 공소 유지 책임자였던 사람이 불미스러운 처신으로 퇴진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자체가 개탄스러운 일이다.

박 특검과 더불어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특검보 2명의 사표도 함께 수리됐다. 변호사 겸직 금지 조항 때문에 이전부터 사퇴를 희망해온 이들로서는 바라던 바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박 특검은 월간지 취재팀장을 지낸 송모 씨 소개로 재력가 행세를 해온 김 씨를 만났다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8년 무렵,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을 통해 그의 교도소 동기를 만나 어울리는 사이가 됐다는 걸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

특검 관계자 3명이 박 특검을 고리로 김 씨와 연결된 것도 어이가 없다. 특검팀에 두 차례 파견됐던 A 검사는 고급 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이미 입건됐다. 특히 특별수사관으로 일했던 이모 변호사는 “박 특검이 ‘포항의 부잣집 아들을 하나 소개받았다. 선박과 슈퍼카도 있다더라. 좋은 고객이 될 것’이라며 김 씨를 소개해 줬다”고 했다. 박 특검에게 포르셰 차량을 타보라고 한 건 이 변호사라고 한다. 끼리끼리 업자를 소개해주고 접대를 받은 것 아닌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다. 박 특검은 렌트비 250만 원을 이 변호사를 통해 현금으로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달 시점이 김 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이후라는 의혹도 제기된 만큼 포르셰 의혹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주요기사
전현직 특검 관계자 4명이 116억 원의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짜 수산업자와 얽혀 지냈다는 것은 어떻게 봐도 석연치 않다. 김 씨가 사기 행각에 특검팀을 활용한 사례는 없는지, 알려진 것 외에 다른 향응이나 접대 등을 받은 것은 없는지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박 특검의 사퇴로 이번 사안을 흐지부지 넘어가선 안 된다.
#가짜 수산업자#박영수 특검#사표#추가 수사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