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스포츠맨 상징 근대5종, 새 역사 기다리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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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사상 첫 메달 도전 ‘판타스틱4’ 전웅태-정진화-김세희-김선우
헝가리-프랑스 등 7개국과 함께 국가별 최대 쿼터 4장 모두 따내
2018년 세계1위 호령 전웅태 등 남녀 대표팀 전원 정상급 기량

6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한국 근대5종 대표팀 ‘판타스틱4’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왼쪽부터 주장 정진화가 레이저 런(사격+육상), 김선우가 펜싱, 김세희가 승마, 전웅태가 수영 복장을 한 채 근대5종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몸에 오륜기 문신을 새긴 이들은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문경=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6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한국 근대5종 대표팀 ‘판타스틱4’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왼쪽부터 주장 정진화가 레이저 런(사격+육상), 김선우가 펜싱, 김세희가 승마, 전웅태가 수영 복장을 한 채 근대5종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몸에 오륜기 문신을 새긴 이들은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문경=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근대5종 경기를 하는 사람은 승패와 관계없이 우수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의 말이다. 하루에 수영, 펜싱, 승마에 사격과 육상이 결합된 레이저런까지 모두 소화하는 근대5종은 그야말로 만능 스포츠맨에게만 허락된 종목이다.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장을 던진 ‘판타스틱4’가 있다. 남자 개인에 출전하는 전웅태(26), 정진화(32)와 여자 개인 김세희(26), 김선우(25)다. 한국은 한 국가에 배정된 최대 출전권 4장(남자 2장, 여자 2장)을 모두 따낼 만큼 세계 정상권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헝가리, 프랑스 등 8개국만이 거둔 성과다.


6일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만난 근대5종 대표팀은 승마 훈련에 한창이었다. 특히 이날은 전재식 렛츠런파크 승마단 감독이 방문해 원 포인트 레슨을 했다. 무작위 추첨으로 말을 골라 타는 승마는 가장 변수가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국내에 총 484명뿐인 근대5종 선수는 대부분 수영 선수 출신이다. 대표팀에서도 주장 정진화를 제외하고 모두 수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4종목을 모두 소화하다 보니 훈련도 눈코 뜰 새 없다. 오전 6시 훈련을 시작해 4종목을 2시간씩 소화한다. 코치진도 펜싱 전문 3명, 승마 전문 2명 등을 포함해 8명이나 된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주 실업팀 2곳씩을 번갈아 초청해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건 전웅태다. 2018년 당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국제근대5종경기연맹(UIPM)의 최고 선수상을 수상한 전웅태는 명실상부 대표팀의 에이스다. 뛰어난 실력에 곱상한 외모로 ‘근대5종의 아이돌’이라고도 불린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레이저런에서 올림픽 신기록(11분2초50)을 세웠다. 아시아 선수들이 취약한 레이저런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보니 더욱 경쟁력이 있다.

올해 4월 불가리아 2차 월드컵에서 우승한 전웅태는 “준비는 잘돼 있다. (올림픽 메달을 점지한다는) 하늘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선에서 관건은 펜싱이다. 전웅태는 “풀 리그 35경기 중 24승 이상을 따내면 메달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웅태가 롤 모델로 꼽는 정진화도 가능성이 충분하다. 2017년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을 따낸 그는 2012년 런던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후배들의 실력이 좋아져 티켓을 따내느라 10년은 더 늙었다”고 농담을 던진 정진화는 “준비는 독하게, 마음은 편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김세희와 김선우도 톱10을 노려볼 만하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김세희는 “올림픽에 도전하면서 잡히지 않을 것 같던 꿈들을 하나둘 이루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선우도 “국내에도 열심히 땀 흘리는 근대5종 선수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네 선수의 몸에는 각각 오륜기 문신이 새겨져 있다. 전웅태, 정진화, 김세희는 목 뒷덜미에, 김선우는 왼쪽 발목에 각각 새겼다.

대표팀은 전웅태의 생일인 8월 1일 도쿄로 출국한다. 전웅태는 “생일 선물 가지러 다녀오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히며 이번 대회 대표팀이 벌일 유쾌한 사고(?)를 예고했다. 근대5종은 다음 달 5∼7일 도쿄스타디움 등에서 열린다.



문경=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근대5종#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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