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亞-유럽에 ‘中포위 벨트’ 구축… 한국 외교 다시 시험대에

윤완준 기자 , 최지선 기자 , 권오혁 기자 입력 2021-06-18 03:00수정 2021-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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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 동맹들과 中협공… G7-나토 성명 등 치밀한 행보
주요국 정상중 시진핑만 안 만나… 韓美회담후 中 불만 쏟아내자
韓, 다시 美中 사이 모호한 태도로 “국익 바탕한 원칙 제시해야”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뒤 5개월 만에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동시에 중국 포위망 구축을 시도하자 정부가 한국 외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발 국제질서 지각변동이 시작됐는데도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반발하자 다시 미중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번째 해외 순방인 이번 유럽 방문에서 서방의 동맹들과 함께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3∼5월에는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와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아시아 동맹들과 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와 유럽의 동맹을 규합해 동쪽의 아시아와 서쪽의 유럽에서 중국을 전방위로 협공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포위를 위한 태평양-대서양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美, 아시아와 유럽서 중국 동시 협공”
바이든 대통령이 4월과 5월 워싱턴에서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차례로 개최할 때만 해도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동맹 중시 기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봤다. 바이든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달 G7, 나토 정상회의를 주도해 중국 견제를 핵심 이슈로 끄집어낸 것. 중국과 밀착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만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국가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만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지 않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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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무너진 미국 동맹관계를 차례로 복원하는 체계적인 세계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를 말뿐이 아니라 미소 냉전 종식 이후 역할이 약화되던 나토에 “중국의 구조적 도전”에 대처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등 실제 외교 전략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것.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마디로 아주 치밀하고 영리한 행보”라며 “이런 전방위 공세에 중국이 대응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 “한미-미일-G7-나토 성명 중국 내용 비슷”
특히 정부는 한미, 미일 정상회담과 쿼드, G7, 나토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일련의 중국 관련 내용들이 모두 비슷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도 한미 관계 차원을 넘어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동서에서 포위하려는 세계 전략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14일(현지 시간) 발표된 나토 정상회의 성명에는 중국의 행동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 “중국” 표현은 없었지만 “한미는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대만, 남중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원 조사 문제 모두 G7 정상회의 성명에 포함됐다.

실제 외교 소식통은 회담 준비 과정에 대해 “미국이 먼저 한미 공동성명 초안을 한국에 제시했고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진행되는 세계질서의 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구상에서 공동성명을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 대해 중국이 “불장난하지 말라”며 불만을 표시하자 “성명이 특정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미중 사이 모호한 태도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국익에 바탕을 둔 분명한 원칙을 제시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 네트워크에 끼지 못하면서 중국과도 불신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대응 목적으로 G7 정상회의 성명에 명시된 글로벌인프라 계획인 ‘더 나은 세계 재건(B3W)’에 미국이 협력을 요청해 오는 시점부터가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주파수를 맞추면서 보편적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중국의 반발에도 할 말을 해야 하는 쪽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최지선·권오혁 기자
#조 바이든#유럽#중국#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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