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현진]시대적 소명 된 보상의 기술, 인재 붙잡는 ‘고용 브랜드’로

김현진 DBR 편집장 입력 2021-06-16 03:00수정 2021-06-16 10: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현진 DBR 편집장
올 상반기 국내 경영계를 정리하는 키워드를 꼽을 때 ‘보상’을 빼놓을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를 두고 촉발된 보상 이슈는 반도체 업계를 넘어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됐다.

이전에는 다소 비밀스럽게 다뤄졌던 기업의 성과급 이슈가 공개적으로 불거진 것이 조직 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부상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상관성이 입증되고 있다. 학창 시절 내내 치열한 수행평가 경쟁으로 스스로를 입증해야 했던 MZ세대는 명확한 ‘채점 기준’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데 익숙하고, 공정성에 대해서도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보상을 둘러싼 논쟁이 국내 기업들의 기존 성과 및 보상제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100인 이상 사업체 중 55%(이하 복수응답)가 호봉급, 77%가 연봉제, 35%가 성과배분제를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연봉제는 이미 보편적인 제도가 됐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에서 성과에 따라 보상 수준이 크게 변하는 성과급은 여전히 개인이 아닌 조직이나 전사 성과에 따른 성과배분제에 연동된다. 최근 성과급 관련 이슈들 역시 이러한 조직 및 전사 성과급에서 불거졌다. 팀플레이가 좋아 함께 A+를 받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개인의 기여도 또한 차별적으로 반영되길 바라는 ‘요즘 직장인’은 모든 직원이 일률적으로 같은 지급률을 적용받는 것은 오히려 부당하다고 느낀다.

공정성은 이미 경영뿐 아니라 정치, 사회에 걸쳐 ‘시대적 가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조직 및 전사 성과급 위주의 획일적인 보상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개인의 성과 측정과 보상을 연계하려면 이를 효과적으로 평가해야 할 관리자들을 훈련시키는 데 집중해야 하고, 현금 보상에만 집중하지 말고 복리 후생, 교육 훈련 등 비금전적 보상으로도 보상 도구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다양한 설문조사에서 MZ세대 직장인들은 성장 기회, ‘워라밸’ 보장 등을 금전적 보상보다 중요한 가치로 꼽고 있다.

관련기사
기업이 직원들의 보상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단연 인적 자원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과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 프로그램, 유연 근무 정책, 직무 순환 및 성장 기회, 조직문화 등 다양한 요인을 ‘총보상(total rewards)’의 틀 안에서 바라보고 최적화하려는 비금전적 보상 강화 노력 역시 필수적이다.

예컨대 차별화된 복지를 강화하는 것도 ‘총보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정규직 대상으로 1억 원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핑크퐁’으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는 휴가, 업무 시간 및 장소 등에 자율성을 부여한다. 이 같은 대표 스타트업들의 노력은 일터로서의 매력도를 높이는 ‘고용 브랜드’의 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기에 앞서 보상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진 DBR 편집장 bright@donga.com



#보상#인재#고용 브랜드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