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英여왕, 시진핑-푸틴에 대해 알고 싶어해”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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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중 13번째로 英여왕 만나
“외모-관대함, 어머니 떠오르게 해”… 작고한 아일랜드계 모친 조언대로
39년전 첫 만남때처럼 고개 안숙여… WP “英여왕의 발언 공개, 이례적”
1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이 런던 근교 윈저성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윈저성을 찾았다. 윈저=AP 뉴시스
주요 7개국(G7) 및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런던 인근에 있는 윈저성을 찾아 엘리자베스 여왕과 한 시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콘월에서 사흘간 열린 G7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영국 순방의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팬데믹 이후에는 버킹엄 궁전에서 나와 평소 주말 별장으로 사용한 윈저성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윈저성 방문을 마치고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은 외모와 그 관대함을 보면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고 했다.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95세인 엘리자베스 여왕과 16세 차이가 난다. 바이든 대통령의 모친 캐서린 유지니아 피네건은 1917년생으로 2010년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회고록에 따르면 그가 상원의원이던 1982년 여왕을 처음 알현하기 위해 영국으로 향할 때 어머니 피네건은 아들에게 “여왕에게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했다.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모친이 아일랜드와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영국을 의식해 했던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9년 전 어머니의 말에 따라 이날도 여왕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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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은 윈저성 안뜰의 연단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의장대가 예포를 쏘고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과 각자 백악관과 윈저성 생활에 대해 얘기했고 여왕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차를 마시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그는 “여왕은 극히 우아하고,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여왕은 푸틴과 시진핑에 대해 알고 싶어 했고 우리는 긴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여왕이 다른 나라 국가원수와 나눈 대화가 노출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왕실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 나라 총리도 여왕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게 관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만난 13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여왕은 왕세녀 신분이던 1951년 백악관에서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을 만난 이후로 린든 존슨(1963∼1969년 재임)을 빼고 모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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