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의 해법은 ‘역할 분담’에 있다[기고/최종권]

  • 동아일보

최종권 서울대 법학연구소 건설법센터 부센터장
최종권 서울대 법학연구소 건설법센터 부센터장
도시정비에서 공공과 민간의 유기적 역할 분담이 자리잡고 있다. 정비사업의 축은 여전히 민간 조합 방식이며 사업성이 충분하고 주민 협의가 원활한 곳에서는 민간의 속도와 유연성이 강점이 된다. 그러나 사업성이 낮거나 이해관계 충돌로 오랫동안 표류하거나 초기 재원 조달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구역은 민간 주도에 한계가 있다. 도시는 일부가 방치되면 전체 기능이 저하되므로 구역별 여건에 맞는 사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정비사업은 민간의 한계 지점에서 도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공공의 역할은 수익 극대화보다 불확실성 관리에 가깝다. 재원 조달의 안정성, 인허가 과정에서의 협의, 절차의 투명성, 갈등 조정 기능은 공공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사업이 장기화할수록 토지 등 소유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단순히 비용보다 예측 가능성의 부족에서 더 커진다. 공공정비사업은 이 지점에서 사업 중단의 위험을 낮추고 사업 추진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공 시행 주체도 충분한 사업 시행 경험과 역량을 축적하면서 사업 관리 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물론 공공에도 절차의 경직성이나 의사결정의 속도 문제는 남아 있지만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제도 운영의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다.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정비의 해법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에 있다. 민간이 잘할 수 있는 구역은 민간이 맡고, 민간 방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역은 공공이 책임 있게 보완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공공과 민간이 서로의 영역을 잠식하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것은 주체의 이름보다 사업이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게 추진되느냐에 있다. 도시정비의 해법은 선택과 배제가 아니라 공공성과 사업성을 함께 살리는 조화로운 협력과 역할 배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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