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벼락이…” 붕괴참사 7명 ‘눈물의 발인식’

광주=이기욱 기자 , 광주=김수현 기자 입력 2021-06-14 03:00수정 2021-06-1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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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 시민 3000여명 발길
13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 중이던 재개발 5층 건물 붕괴 사고 희생자의 유족이 운구차에 실린 관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이날까지 사고 사망자 9명 중 7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딸이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른하늘에 이런 날벼락이 어딨나요.”

12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9일 발생한 광주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숨진 김모 씨(30)의 작은아버지가 분통을 터뜨렸다. 딸만 다섯인 집의 막내인 김 씨는 그날 아버지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 참변을 당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막내를 실은 관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꼈다. 언니들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를 부축했다. 김 씨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의 병원으로 가려고 아버지와 함께 버스에 탔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아버지(69)는 김 씨의 발인이 진행된 이날에도 딸의 부고를 알지 못했다.

12, 13일 광주에서는 사망자 9명 가운데 7명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큰아들의 생일 미역국을 끓여놓고 식당 일을 가다 변을 당한 곽모 씨(64·여)의 발인도 12일 진행됐다. 한 유족은 “이렇게 착하고 고운 사람이 왜 먼저 가냐”며 운구차를 뒤따라 한 걸음씩 걸으며 합장했다.

13일 광주 북구 구호전장례식장에서는 상복을 입은 앳된 손자 두 명이 할머니인 김모 씨(71) 영정과 위패를 품에 안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김 씨는 9일 지역노인 가정방문 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사고를 당했다. 딸 이모 씨(44)는 어머니가 누워있는 관이 화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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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참변을 당한 고등학교 2학년 김모 군(17)의 학교 후배 A 군(16)도 이날 분향소를 찾았다. A 군은 “사고 당일 선배를 학교에서 잠깐 마주쳤다”며 “먼저 다가와주고 후배를 걱정해주는 좋은 선배였다”고 회상했다. 이날까지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광주=이기욱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합동분향소#광주#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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