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年50만원 기본소득, 가성비 떨어져” 李에 연일 집중공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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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이재명에 연일 집중공세… 경선일정 연기도 黨에 거듭 요구
이재명 “첫술에 배부를 수 없어”… 與 주자 일일이 거론하며 반격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9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에 대해 “재원대책이 없는 게 문제”라며 “가성비가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연일 이어지는 정 전 총리의 ‘기본소득 때리기’ 공세에 이 지사도 이날 “첫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 필요성은 인정하되 소액이 문제라면 특정 부문, 특정 연령부터 전 연령, 전 영역으로 확대해 가는 방법도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도 지지율이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이어지는 공격을 여유 있게 받아치긴 어려울 것”이라며 “기본소득 외에도 경선 연기 여부 및 개헌 등 당내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이 지사 홀로 ‘외딴섬’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 정세균 ‘기본소득·개헌·경선’ 3대 제안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재·보궐선거 패배와 부동산 문제로 인한 탈당 권고 사태 등으로 당과 정권 재창출의 앞길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하며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개헌과 기본소득, 경선 일정 등 3대 쟁점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17일 출마 선언을 앞두고 민감한 당내 이슈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라며 “정치와 정책 어젠다에 대한 당내 토론 및 연대를 주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기본소득에 대해 “민주당 당론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현재 얘기되고 있는 연 100만 원 혹은 50만 원은 소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국민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경기 진작효과도 별로 없다”며 “가성비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줄곧 반대하고 있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도 “야당발 변화의 돌풍으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 노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며 “경선은 흥행이 중요하다는 것이 변함없는 진리이며, 일정을 조정할 근거 규정도 있다”고 했다.

최근 ‘개헌’ 카드를 연일 던지고 있는 정 전 총리는 이날도 “원포인트 개헌이든 포괄적 개헌이든 하루빨리 합의해서 추진하는 것이 국익에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여권 주자에 조목조목 반박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동안 기본소득론을 비판했던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재원대책 없는 기본소득은 허구’이며 ‘연 300조 원은 국가예산 절반’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이낙연 전 대표님의 말씀이 있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민부담 증가 없이 예산절감으로 연 25조 원을 마련해 1인당 50만 원을 전·후반기로 나눠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 50만 원 기본소득’에 대해 “10∼20년 이상의 장기목표”라며 “최종목표 달성 시에 필요 예산이 300조 원이므로 이를 현 예산과 비교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단기목표액인 연 50만 원을 월로 환산하면 4만 원으로 너무 적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연 50만 원은 점진적 중장기 정책의 단기목표일 뿐이고, 대다수 국민에게는 4인 가구 연 200만 원 또는 400만 원은 목숨이 오갈 큰돈”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이 ‘전면실시는 위험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국민여론에 따라 융통성 있게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기본소득 논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기본소득은 1위 주자의 핵심 공약인 만큼 논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선주자들이 다들 논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라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세균#기본소득#이재명#4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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