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朴장관 만나 檢조직개편안 내부 우려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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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검찰총장 첫 상견례
3일 다시 만나 檢간부 인사 협의
검찰 내부 “요식행위 가능성 커”

2일 법무부 과천청사를 방문한 김오수 검찰총장(왼쪽)이 박범계 장관을 만나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일선의 우려를 전달했다. 박 장관은 김 총장이 전날 취임식에서 낭독했던 취임사를 손에 든 채 대화를 나눴다. 법무부 제공
2일 법무부 과천청사를 방문한 김오수 검찰총장(왼쪽)이 박범계 장관을 만나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일선의 우려를 전달했다. 박 장관은 김 총장이 전날 취임식에서 낭독했던 취임사를 손에 든 채 대화를 나눴다. 법무부 제공
김오수 검찰총장이 2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일선 형사부의 6대 범죄 수사를 제한하는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일선의 우려를 전달했다. 김 총장은 3일 박 장관을 만나 조만간 단행될 검찰 간부 인사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박 장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에게 “검찰 구성원들이 걱정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고검장, 검사들로부터 보고받은 내용과 걱정 몇 가지를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총장은 전날 취임식 이후 고검장, 검사장들과 만나 향후 인사 방향과 조직개편안의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조직개편안에 대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우려의 말씀을 들었다. 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총장은 전날 취임사에서 “6대 중요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는 필요 최소한으로 절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김 총장의 의중은 법무부의 조직 개편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김 총장은 박 장관과 면담하며 전체 50분 중 35분간은 배석자 없이 대화했다. 김 총장은 “인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구도에 관해 전달했다”며 인사 협의를 위해 3일 박 장관과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고검장 승진 여부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 정권 관련 사건 수사팀이 좌천될지 등에 관심이 모인다.

박 장관은 3일 오후 4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김 총장과 만나기로 하는 등 인사 협의 일정과 장소를 사전에 공개했다. 박 장관은 2월 인사 때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서울고검에서 만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윤 전 총장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선 이번 인사에서도 박 장관과 김 총장의 인사 협의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김 총장과 박 장관의 만남 이후 대검과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합동 브리핑을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사법연수원 동기(30기)인 이창수 대검 대변인과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이 나서 약 370자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한 문장씩 나눠서 읽은 것이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 당시 냉각 기류가 흘렀던 대검과 법무부가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김오수#박범계#조직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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