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명 탄 여객선 옆 해상에 포탄 4발 ‘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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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포항 해상 시운전 함정이 사격
선사 “해경-해군서 사격통보 못받아”

우리누리호. 사진=뉴시스
우리누리호. 사진=뉴시스
경북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들어오던 여객선 주변에 포탄이 떨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 포탄은 울산의 한 조선소가 동해에서 함정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시험 발사한 포탄이었다.

1일 포항시와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반경 승객과 승무원 166명을 태우고 울릉군 사동항에서 포항 여객터미널로 가던 여객선 ‘우리누리호’ 주변 바다에 포탄이 떨어졌다. 배가 사동항을 떠난 지 3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포탄은 여객선에서 약 100m 앞 바다에 1발이 먼저 떨어졌다. 배 측면에 다시 1발이 날아들었고 이어 인근에 잇달아 2발이 더 떨어졌다. 사고 당시 우리누리호 바로 뒤에는 울릉군 도동항에서 출발해 포항여객터미널로 향하던 썬라이즈호도 운항 중이었다. 우리누리호와 썬라이즈호는 해경이나 해군으로부터 사격 통보를 받지 못해 평소대로 항로를 따라 가고 있었다.

조사 결과 포탄을 쏜 선박은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제작한 함정으로 확인됐다. 조선소 측이 해군에 함정을 인도하기 전 시운전과 대공사격을 평가하던 중이었다.

함정과 여객선의 거리는 1km가량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은 인근에 선박 2척이 확인되자 여객선에 항로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여객선이 항로 변경을 하지 않자 함정이 먼저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소 측은 “해군과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운전과 사격을 진행했다”면서도 “시험으로 여객선 승객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아직까지 사격한 함정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여객선#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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