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질마재 생태축 되살아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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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훼손된 ‘한남금북정맥’
괴산군, 생태터널 기반공사 진행
끊어진 축 잇고 산림 식생 복원…“민족정기 회복-미래유산 보전”

한남금북정맥 질마재 생태축 복원사업 조감도. 괴산군 제공
한남금북정맥 질마재 생태축 복원사업 조감도. 괴산군 제공
일제 때 훼손된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을 되살리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괴산군은 민족정기 회복과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연속성의 유지·회복을 위해 ‘한남금북정맥 질마재 생태축 복원사업’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사업 현장은 괴산 질마재 일원이다.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白頭大幹) 속리산 천왕봉에서 경기 안성시 칠장산까지 이어지는 전체 길이 158km의 구간을 일컫는다. 일제가 ‘한반도에 신작로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도로를 만들면서 훼손됐다.

군은 지난해 12월 첫 삽을 뜬 이후 현재 생태터널 조성을 위한 기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58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충북 도내 한남금북정맥의 세 번째 복원 사업이다.

생태터널은 야생 동식물 서식지의 단절이나 훼손을 방지하고 동식물 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사업은 끊어진 마루금(산마루를 잇는 선이자 생태축)을 이어 생태터널을 조성하고, 자생식물을 이용해 산림 식생을 복원하는 작업이다. 수목 보호를 위한 방풍책도 조성하고 야생동물 서식처와 이동통로도 설치한다.

군은 질마재를 도로 개설 전 지형으로 복원하기 위해 고(古)지도 분석을 마쳤다. 주변 참조생태계와 비슷한 식생으로 되살리기 위해 종자를 채취해 파종도 끝냈다. 참조생태계는 생태복원 대상지의 생태계 모델이 될 수 있는 표준생태계를 뜻한다. 사업 부지에 있는 관목(灌木)과 초본류(草本類)를 캐내고 옮겨 심어 최대한 본래 모습을 되찾겠다는 게 군의 구상이다.

신상돈 괴산군 산림녹지과장은 “백두대간 마루금은 민족정기 회복과 자긍심 고양뿐만 아니라 미래유산으로 보전·관리해야 할 공간인 만큼 반드시 복원이 필요하다”며 “이 사업 추진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우회도로를 개설·운영해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증평 분젓치 생태축이, 2017년 10월에는 보은 말티재 생태축이 복원됐다. 말티재 생태축 복원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두대간이 아닌 끊어진 정맥을 복원한 사례이다. 괴산에서는 2012년 전국 처음으로 백두대간 단절 구간인 이화령 생태축이 되살아났다. 이후 육십령(전북 장수), 벌재(경북 문경), 비조령(경북 상주), 정령치(전북 남원) 등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이 전국 곳곳에서 연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금강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진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로, 총 길이는 약 1400km이다. 조선시대 학자인 여암 신경준이 산경표(山經表)라는 지리서(1769년 발간)에서 처음 썼다고 알려져 있다. 대간과 정간은 한반도의 물줄기를 동서로 흐르게 하는 물줄기이고, 정맥은 그 강을 울타리처럼 둘러싼 산줄기를 말한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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