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콘크리트 쇠파이프 비계… 삭막한 공간속 첼로가 흐른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5-03 03:00수정 2021-05-0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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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양성원, 공사장 배경
‘마포의 사계’ 겨울편 영상 촬영
올 10월 마포 M클래식때 공개
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울 마포문화센터 아트홀 맥에서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홍소유가 연주를 펼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한 남자가 피아니스트의 반주 속에 첼로를 켜고 있다. 배경은 회색 콘크리트. 쇠파이프로 된 비계(공사를 위한 가설물)도 불쑥불쑥 솟아 있다. 왜 이런 쓸쓸한 공간에서 연주를 할까. 이곳은 어디일까. 낡아 버려진 곳일까, 재난으로 파괴된 폐허일까.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송제용)이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제6회 마포 M클래식 축제의 ‘마포사계’ 영상작업 사진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했다. 공개된 모습은 ‘마포사계’ 겨울 편.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홍소유가 호흡을 맞췄다. 사진 속 공간은 서울 마포아트센터의 대극장인 ‘아트홀 맥’ 리모델링 공사 현장. 733석 규모였던 아트홀 맥은 지난해 공사에 들어가 올해 11월 1007석의 한층 커진 공간으로 재개관할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마포 M클래식 축제를 예년처럼 열기 어려워지자 마포의 명소 6곳을 배경에 담은 온라인 클래식 시리즈 ‘마포6경 클래식’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마포의 사계절을 담은 ‘마포사계’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봄 편은 음악영재 출신 10대 라이징 스타로 구성된 ‘앙상블 비바체’가 마포의 벚꽃을 배경으로 연주를 펼쳤다. 가을 편은 첼리스트 임희영이 출연할 예정이며 여름 편은 출연자를 논의 중이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봄이 와서 화면에 겨울 느낌을 담을 장소가 여의치 않았는데 공사 중인 아트홀 맥이 겨울의 황량한 느낌을 전하기 적당한 장소로 여겨졌다. 철저한 안전 점검을 거친 뒤 촬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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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원과 홍소유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와 ‘보칼리제’, 비발디 ‘사계’ 중 겨울 2악장을 연주했다. 양성원은 “무척 흥미로웠다. 삭막한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뮤직비디오 느낌도 들었다. 새로운 공연 장소가 탄생하는 현장에서 연주를 한 경험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음향 면에서 완전한 공간이 아니어서 적응하기에는 약간 어려웠다”며 “라흐마니노프의 두 작품이 특히 겨울 느낌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마포 M클래식은 온라인 공연 ‘마포사계’ 외에도 마리오네트 인형이 클럽M의 연주에 맞춰 연주 모습을 전달하는 ‘마리오네트 앙상블’, 공원을 배경으로 한 ‘파크 콘서트’와 이동형 공연 ‘발코니 콘서트’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면 공연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마포문화재단은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첼로#마포문화재단#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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