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내음 진한 창덕궁, 옥류천 물소리에 ‘심쿵’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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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제7회 궁중문화축전 개막
다양한 ‘궁 휴식 프로그램’ 운영
창경궁-덕수궁 상시 야간개방

능수벚꽃이 핀 경복궁 경회루. 낮엔 탁 트인 시원함을 자랑하고, 밤엔 연못에 비친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궁중문화축전 제공
능수벚꽃이 핀 경복궁 경회루. 낮엔 탁 트인 시원함을 자랑하고, 밤엔 연못에 비친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궁중문화축전 제공
창덕궁에서 달빛을 받으며 거닐고, 경복궁 흥복전에서 영화도 보고….

궁궐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제7회 궁중문화축전이 5월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등 5대 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진행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궁중문화축전은 ‘궁, 마음을 보듬다’를 주제로 5월과 10월 열린다.

궁에서 휴식하는 프로그램 ‘심쿵쉼쿵’, 정조가 독서하던 창경궁 집복헌에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하는 ‘나를 찾는 시간, 궁에 다녀오겠습니다’, 밤에 궁궐을 즐기는 ‘창덕궁 달빛기행, 마음을 보듬다’ 등이 진행된다. 궁궐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담은 ‘궁궐 TV’를 비롯한 온라인 프로그램은 궁중문화축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
축전 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궁궐은 가까이할수록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궁궐, 왕릉 관련 업무를 40년 가까이 한 나명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60)이 궁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했다.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 주합루 일대는 5, 6월 연두색에서 진초록으로 변하는 숲과 어우러져 참 아름답습니다. 창덕궁 깊숙이 자리한 옥류천 가는 길은 꽃과 나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정자가 어우러진 비경을 자랑합니다. 경복궁 경회루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요.”

창경궁은 덕수궁과 함께 월요일을 빼고 상시 야간 개방을 한다. 나 본부장은 “창경궁 후원의 연못인 춘당지를 바라보면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옥천교 주변에서는 봄에 자두 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이후에는 밤에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을 즐기는 ‘빛으로 그리는 창경궁의 밤’(가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5월 말까지, 창덕궁 달빛기행은 6월 20일까지 예매를 통해 운영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여름에는 덕수궁 정관헌 소나무 숲에서 잠시 쉬는 것도 좋다. 덕수궁 대한문 숲길은 가을에 단풍이 일품이다.

“덕수궁 석조전을 지나 후문으로 나와 ‘고종의 길’을 따라 옛 러시아공사관 터를 거쳐 헤이그 특사 파견 등 대한제국의 외교 현장인 중명전을 방문한 뒤 정동길로 나오는 것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산책 코스입니다. 겨울에 눈 내린 종묘의 고요한 정취는 꼭 한번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조선 왕릉도 궁궐 못지않게 경관이 빼어난 명소다. 올해는 경기 화성시 융건릉에서 야간탐방과 군사훈련을 결합한 ‘야조’를, 경기 남양주시 홍유릉에서 ‘오페라극’을 선보인다. ‘조선왕릉 길 여행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나 본부장은 “궁궐과 왕릉은 역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할 뿐 아니라 경치가 아름다워 치유와 휴식의 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많은 분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궁궐과 왕릉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창덕궁#옥류천#궁중문화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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