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김광현, 마운드서 8K-타석서 ML 첫 안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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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美 데뷔후 안방팬 처음 만나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1실점
신시내티에 5-4 승리로 첫승 거둬
3회 상대투수 그레이 커브볼 쳐내

화려한 부활이었다. 눈부신 호투에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처음으로 홈 팬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세인트루이스와 신시내티의 메이저리그(MLB) 경기가 열린 24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는 1만3196명의 관중이 자리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사진)이 안방 팬 앞에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시즌 개막이 늦춰지면서 한국에 가족을 둔 채 외롭게 훈련했던 그는 줄곧 무관중 상황에서만 등판해 왔다.

올 시즌 기대감을 키웠지만 허리 부상으로 등판을 미뤘던 그는 18일 시즌 데뷔전이던 필라델피아와의 방문경기에서 3이닝 3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세인트루이스가 5-4로 이기면서 김광현은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수확했다. 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신시내티에게 뽑아냈다.

탈삼진 8개는 자신의 MLB 한 경기 최다 기록. 종전 기록은 지난해 9월 15일 밀워키전에서 세운 6탈삼진. KBO리그에서는 SK 시절인 2016년 6월 23일 LG전에서 기록한 13탈삼진이 최다 기록. 투구 수 85개 가운데 53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은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4.15로 떨어졌다.

김광현은 “주위의 기대가 커 (스프링캠프에서) 무리하다가 허리를 다쳤다”며 “오늘은 부담을 내려놓고 ‘시즌은 기니까 차근차근 하자’고 다짐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졌고,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자신이 제구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며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던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광현은 MLB 첫 안타도 신고했다. 3회말 1-0으로 앞선 상황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서니 그레이를 상대로 5구째 시속 129km 커브를 때려 내야안타를 생산했다. 빗맞은 타구를 투수가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이미 베이스를 밟은 후였다.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여서 투수도 타격을 해야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해 김광현이 타격할 기회는 없었다. 올해는 예년대로 환원돼 김광현도 방망이를 들었다.

지역신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김광현은 오늘 같은 밤을 기다려 왔을 것이다. 더그아웃과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지기까지 493일이 걸렸다”며 “8개의 삼진은 그가 부상 이후 자신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는 걸 의미한다”고 전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김광현#부활#첫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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