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부동산 응어리 풀어드릴 것”… 오세훈 “주택 생지옥에 사죄도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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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선거운동 시작]
서울시장 여야 후보 유세 현장
박영선 “이명박 시즌2 용납안돼”
오세훈 “朴, 文정부 정책 따라갈것”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에서 만난 한 시민과 사진을 찍으며 엄지를 내밀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에서 만난 한 시민과 사진을 찍으며 엄지를 내밀고 있다.
“당선되자마자 소상공인에겐 화끈하게 무이자 대출 5000만 원을, 창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출발 자산 5000만 원을 바로 지원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지플러스타워에서 유세 출정식을 열고 ‘선물 보따리’들부터 약속했다. “모든 서울 시민에게 10만 원씩 디지털 화폐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도 재차 공약했다.

이날 박 후보가 첫 유세 장소로 고른 구로구는 그가 국회의원 시절 내리 3선을 했던 지역구이자 정치적 고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지지율 열세에 몰린 박 후보가 자신의 정치 텃밭을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동시에 집권여당 후보로서의 정책 추진력을 강조하고 나선 것.

그는 이날 첫 출근길 인사도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진행했다. 파란 재킷과 스카프 차림으로 등장한 박 후보는 남편 이원조 씨와 함께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오가는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나누며 “2008년 이명박 정권 서슬 푸르던 시절 (치른) 힘든 선거였는데 구로에서 저를 당선시켜 줬다. 구로 시민들이 갖고 있는 정의로운 서울에 대한 바람을 서울시장에 당선돼서 필승으로 보답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LH 사태로 성난 민심을 의식한 듯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출정식에서 “서울 시민 여러분께서 부동산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로 가슴에 응어리가 졌고 화도 많이 나셨다”며 “제가 그런 화를 다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개혁과 공정을 바라는 일 잘하는 새로운 시장이냐, 아니면 거짓말하는 실패한 시장이냐를 뽑는 선거”라며 “‘이명박 시즌2’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서울 구로 영등포 양천구 등 서남권 일대를 훑는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과의 대화 프로그램인 ‘박영선의 힐링캠프’를 마치며 “하루에 (지지율을) 2%씩 따박따박 (올려가겠다)”이라며 “앞으로 방역과 관련해서, 부동산과 관련해서 서울 시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하루에 하나씩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를 찾아 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를 찾아 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상에 이렇게 주택 생지옥을 만들어 놓고도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무릎 꿇고 사죄한 적이 없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 유세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연설은 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오 후보는 “집값 자신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4년 동안 우겼다”며 “전문가 말 안 듣고 야당 말 안 들어주는 대통령이 독재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장관을 지낸 박영선 후보가 시장이 되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건설 공사를 안 하고 서울시의 경제가 어떻게 좋아지겠느냐”며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를 약속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13시간 동안 무려 8개의 서울 강북지역 자치구를 V자 모양으로 방문하는 촘촘한 일정의 강행군을 펼쳤다. 오 후보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면서 서울 전역으로 지지세 확산에 나선 것.

특히 오 후보는 이날 인왕시장 남대문시장 경동시장 등 시장 유세에 집중했다. 가는 곳마다 “연예인 같다” “이번에 꼭 당선되시라”는 격려와 함께 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졌다. 오 후보도 호응에 고무된 듯 연신 “많이 파세요” “도와주십쇼”라고 고개를 숙였다. 오 후보는 “이번이 보궐선거라 1년밖에 일을 못 한다”며 “한번만 더 신임해주면 5년 동안 하고 싶다. 대통령 선거 그런 거에 관심을 안 가지고, 오로지 서울시 발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와 범야권 단일화 경쟁을 펼쳤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동행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을 수만 있다면 목이 터지더라도 야권 단일후보 오세훈 후보를 100번, 1000번 외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와 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두 손을 맞잡고 양팔을 치켜들면서 ‘공조 체제’를 과시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오 후보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고 이것을 기반으로 내년 정권교체를 하면 잘못된 조세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하겠다”고 거들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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