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스트라 계획대로 접종… 국내서 직접 안전성 평가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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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유럽의약청 “안전한 백신” 판단

유럽의약품청(EMA)이 18일(현지 시간)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국내 접종도 당초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번 커진 국민들의 ‘백신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백신 안전성에 대해 추가 검토에 나서는 한편으로 혈전 발생과의 연관성도 자체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 국내서 ‘혈전 유발’ 가능성 평가

1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질병관리청에 “국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해 (아스트라제네카 관련) 입장을 정리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약품 안전성을 검증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 유발 가능성에 대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유럽 조사 결과에 의존하지 말고 한국이 직접 백신 안전성 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질병청은 20일 전문가 자문위원회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고, 국내외 백신 접종 후 이상사례를 재검토한 결과를 22일 내놓는다. 전 세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가장 많이 이뤄진 영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예방접종 관리 시스템에 올라온 이상반응 중 의미 있는 것을 비교, 검토한다. 또 이상반응 환자를 치료한 병원 의료진 견해와 역학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전문가들이 토론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방역당국이 안전성 재검토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백신의 신뢰 회복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2분기(4∼6월)에만 약 770만440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특정 백신의 기피 현상이 벌어질 경우 방역 빈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정은경 질병청장도 국회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없다”며 “저도 조만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백신 접종자가 대폭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응급실 이용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수요조사를 통해 6월 이전에 격리병상을 추가로 설치하고, 각 지역 접종센터마다 간호사 2명과 구급차 1대를 배치해 신속출동 체계를 유지한다. 또 경미한 증세에도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경우 중증 이상증상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경증 환자에게는 해열제를 복용한 뒤 집에서 휴식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응급의료기관 대응 방안을 마련해 접종자들이 안심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응급환자들이 응급실을 이용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EMA “접종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커”
EMA가 전날 내놓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평가 결과는 “이 백신과 혈전 증상은 인과성이 없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에머 쿡 EMA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며 “백신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결론”이라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유럽이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귀한 일주일을 허비한 꼴”이라며 “당초 거론된 부작용 수치는 일반적인 예방접종 상황에서도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MA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 후 혈전증 관련 사례로 신고된 건수는 총 469건으로 집계됐다. EMA는 “예상했던 것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전신성 혈관 내 응고’가 7건, 뇌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혈관 내 응고 현상인 뇌정맥 혈전증이 18건 확인됐다. EMA는 이 증상을 추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증상은 대부분 55세 이하 여성에게서 발생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소영 기자
#아스트라#안전성 평가#안전한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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