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찰 “총격범, 증오범죄 혐의 기소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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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중독에 범행” 하루만에 입장 바꿔
“그에겐 나쁜 날” 발언 대변인 교체
바이든, 애틀랜타 찾아 주민 위로

미국 경찰이 18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를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진술을 소개하면서 롱이 성중독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가 “인종혐오 범죄 혐의를 다른 명분으로 희석시키려 한다. 가해자 우선주의”란 비판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애틀랜타 경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는 모든 것을 다 보고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용의자가 3곳의 마사지숍 중 두 곳을 종종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17일 “용의자에겐 나쁜 날이었다”면서 롱을 동정하는 듯한 표현을 쓴 것도 사과했다. 프랭크 레이놀즈 보안관은 18일 성명에서 “경찰이 희생자 및 비극의 심각성을 경시하거나 용의자를 동정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사과했다. 베이커 대변인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했다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9일 오후 12시 45분(한국 시간 20일 오전 1시 45분)경 애틀랜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아시아계 지도자와 만난다. 미 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하원 법사위의 헌법·민권·시민적 자유 소위원회는 18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계 영 김 의원은 “인종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미국인”이라며 “우리나라가 이전보다 더 분열됐다고 느낄 때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경찰#총격범#증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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