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착오송금 대신 받아줍니다”… 송금인은 반환비용 부담해야

김동혁 기자 입력 2021-03-16 03:00수정 2021-03-1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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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 시행
82세 A 씨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지인에게 보내려던 10만 원을 B 씨에게 잘못 보냈다.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던 A 씨는 은행을 통해 반환을 요청했다. 한 달 뒤 예금보험공사는 B 씨로부터 돈을 받아 A 씨에게 7만 원만 돌려줬다. 3차례에 걸쳐 송금 반환을 요구한 통신·우편료와 인건비 등이 A 씨에게 부과된 탓이다. 이는 7월부터 현실화될 수 있는 사례다.

올 7월 6일부터 실수로 돈을 잘못 송금했더라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쉽게 돌려받을 수 있는 ‘착오송금 반환 지원’ 제도가 시행되지만 송금자가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보는 착오송금 반환 과정에서 송금인이 내야 할 비용을 산출하고 있다. 착오송금 반환 지원 제도는 개인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대신해 예보가 잘못 보낸 돈을 받아주는 제도다. 현재는 송금인이 은행에 반환을 요청하고 돈을 받은 사람이 동의하거나 직접 송금해줘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7월부터 송금인이 예보에 신청하면 예보가 돈을 받은 사람의 전화번호, 주소 등을 확보해 우편과 통신으로 착오송금 사실과 반환 계좌를 안내한다. 돈을 받은 사람이 자진 반환하지 않을 경우 예보는 법원에 지급명령도 신청한다. 법원 지급명령은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착오송금 반환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보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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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관련법 개정안에 따르면 착오송금 사실과 계좌 등을 안내하기 위한 회당 5000∼6000원의 통신·우편료와 반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등을 송금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법원 지급명령 신청 비용은 먼저 예보가 부담한 뒤 돈을 받은 사람이 이 비용을 더해 되돌려줘야 한다. 예보가 ‘금융회사 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송금인 개인의 실수를 금융사 재원으로 모두 보전해 주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예보는 착오송금 건수가 급증해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최근 착오송금 건수가 8만 건을 넘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만큼 송금인 부담 비용은 1만 원 이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최근 예보가 착오송금 반환 지원 인력을 크게 늘려 송금인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인 등 고액 송금자는 이제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대신 적은 비용을 내고 제도를 이용할 것”이라며 “반면 1만, 2만 원을 받겠다고 제도를 이용하는 소액 송금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예보#착오송금#반환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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