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반도체 ‘제4 공정’에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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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반도체 공급 부족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관련 기대감이 장비주에 반영되고 있다. 혹자는 이미 반도체 장비주에 이러한 기대가 반영돼 더 이상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포착할 수 있는 기회는 또 있다.

반도체에는 다양한 공정이 존재한다. 이 중 반도체 3대 공정인 노광, 증착, 식각 공정에는 이미 관심이 높다. 숨겨진 기회는 제4의 공정인 ‘공정 제어(Process Control)’에 있다.

이 공정은 반도체의 다양한 공정 사이에 결함이 있는지 검사, 검출을 하고 원하는 모양이나 선폭으로 만들어졌는지 측정하는 공정이다. 2020년 기준 시장 규모는 7조 원 수준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의 약 11%를 차지하는, 4번째로 큰 공정이다.

그동안 이 공정은 시장 규모나 중요도에 비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했다. 미국의 KLA라는 업체가 60% 수준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해당 시장에 참여하는 국내 업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반도체 시장에서 공정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불량이 증가하고 수율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작업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광원에서 극자외선(EUV)이라는 새로운 극미세 광원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과정이 미세해지고 복잡해지다 보니 불량을 예방하기 위한 검사나 측정 공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정제어 시장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것이다.

둘째, 국내 업체들이 해당 시장에 본격 등장하고 있다. 미국 KLA가 점유하던 시장에 뛰어든 국내 업체들이 최근 새로운 기술력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넥스틴, 파크시스템스, 인텍플러스 같은 기업들을 주목할 만하다.

넥스틴은 공정제어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웨이퍼 패터닝 인스펙션 시장에 진입해 큰 타깃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 현미경을 만든다. 반도체가 미세화되면서 기존에 쓰던 광학 및 전자현미경으로 검출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타나면서 중요도와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인텍플러스는 반도체 후공정에 참여하는 업체다. 해당 시장에서 WSI라는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정확하고 다양한 검사가 가능한 장비를 만들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수혜가 현실화할 것이다.

이렇듯 반도체 공정에서 나타날 변화를 이해하고 기술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성장해 나갈 기업을 선별한다면, 투자자들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반도체#제4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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