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 “질문하는 인재 육성하겠다”

지명훈 기자 입력 2021-03-10 03:00수정 2021-03-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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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덕에선…
‘질문’을 화두로 내건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이 8일 대전 유성구 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교기를 전달받아 흔들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질문하는 KAIST’를 만들겠습니다.”

8일 취임한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이 던진 화두다. 그는 대전 유성구 본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앞으로 질문을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겠다. 문제를 잘 푸는 학생보다 질문을 통해 문제를 잘 설정하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일대 교육혁신을 예고했다. Question(교육), Advanced research(연구), Internationalization(국제화), Start-up(기술사업화), Trust(신뢰) 등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 실현의 5가지 핵심 전략 가운데 가장 앞세운 것도 ‘질문’이었다.

그렇다면 이 총장이 강조하는 질문이란 대체 뭘까?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질문한다는 것이 뭔지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 질문은 꼭 학과 수업 시간에 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끊임없이 제기해야 한다. 이런 질문을 통해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어떤 인생을 살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지 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가치 서열도 바꾼다. 이 총장은 “그동안 KAIST에서는 성적에 따라 서열이 매겨졌다”며 “앞으로는 총장상으로 질문왕, 독서왕, 도전왕상 등 다양한 상을 수여해 이스라엘의 후츠파(담대한 도전과 도발) 정신이 자리 잡게 하겠다”고 말했다. 성적이 여러 가치 가운데 하나가 되게 하겠다는 것은 KAIST에 큰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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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KAIST 학생들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라는 말도 했다. 공부를 중시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실패연구소’를 세워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 삼아 두려움 없이 도전하게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질문을 잘할 환경을 조성한다. 이 총장은 “학생들에게 국내외의 다양한 산업·연구 현장의 인턴생활을 장려하고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것을 보게 되면 당연히 세상과 인간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인문학 독서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교수가 전공 이외의 분야에서 추천할 만하다고 판단한 인생의 책을 선정해 학생들과 같이 읽고 토론하는 ‘1랩(연구실), 1독서’ 운동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인문사회 교육을 강화하고 도서관이 있는 KAIST 학술문화관 1층에 30억 원을 들여 미술관을 건립한다. 미술관 건립비용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이 총장의 주선으로 KAIST에 기부한 515억 원 가운데서 충당하기로 했다.

이 총장은 이런 교육혁신으로 자신의 색깔을 지닌 창의적 인재가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는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다”며 “KAIST는 고유한 빛깔을 내는 독특한 별빛으로 밤하늘에 빛나야 하고, 학생들은 친구와 경쟁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축사에 나선 정 전 미래산업회장 “선구적인 명품 총장으로 한바탕 도약의 소용돌이가 솟구칠 것 같다. 앞으로 KAIST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취임사 마지막 구절에서 화답했다.

“과거 삼성에 소니, SK하이닉스에 인텔은 넘볼 수 없는 산이었고 빌보드 차트 100은 우리 음악가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소니와 인텔을 넘어섰고 BTS는 빌보드를 정복했습니다. 지금 KAIST에 MIT(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는 높은 산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인재#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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