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韓日등과 ‘中배제 반도체-배터리 연대’ 띄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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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공급망 재편 행정명령 서명
日언론 “동맹국과 부품정보 공유
中거래 줄여달라고 요청 가능성”
한국, 美-中 무역전쟁 불똥 우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4일 오후(현지 시간·한국 시간 25일 오전) 동맹국과 연대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료용품 등 4개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을 새로 짜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핵심 소재와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이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 4개 분야 공급망을 100일간 평가해 이 업종에 속한 미 기업이 해외 공급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국방, 공중보건, 정보기술(IT), 교통, 에너지, 식량생산 등 6개 분야의 공급망 역시 재평가하기로 했다. 주요 공급망에서 위험을 발견하면 미 기업으로 하여금 중국 같은 나라에서 미 본토나 동맹국으로 생산 및 공급 거점을 옮기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이 행정명령 초안을 입수해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대만 일본과는 반도체 협력을, 호주와는 희토류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동맹국에 중국과의 거래를 줄일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맹국과 소재 및 부품 공급망 정보를 공유하고 비상시 신속하게 빌려주고 빌려 쓰는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에 나선 이유는 이 사안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희토류와 의료용품의 각각 80%, 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인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는 바람에 현재 미국 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도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점유율은 대만(22%)과 한국(21%)이 각각 1, 2위다. 일본과 중국이 공동 3위(15%), 미국(12%)이 그 다음이다. 중국이 2030년 이 비율을 24%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BCG는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서부 애리조나주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 공장을 유치하는 등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바이든#한미#반도체#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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