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미국 성인 3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환자에 주목했다. 이 질환은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 결과, MASLD 환자인데 간헐적 폭음을 할 경우 간 섬유화(간에 흉터 조직이 쌓이는 현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헐적 폭음은 ‘여성 하루 4잔 이상’, ‘남성 하루 5잔 이상’을 한 달에 최소 한 번 이상 마시는 경우로 정의된다. 표준 1잔은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한다. 5잔은 순수 알코올 70g이며, 5% 맥주 3.5캔(500㏄), 17% 소주 약 1.5병(360㎖) 수준이다.
연구 결과,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하는 사람은 같은 총 음주량을 나눠 마시는 사람보다 진행성 간 섬유화 위험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음주 방식은 젊은 층과 남성에서 더 흔했으며, 한 번에 마시는 양이 많을수록 간 손상 정도도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USC 켁 의대 간질환 전문의 브라이언 리 교수는 “그 동안 간질환 위험은 총 음주량을 중심으로 평가해왔지만, 이번 연구는 음주 ‘방식’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가끔 하는 폭음도 위험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평소 음주량이 적더라도 간헐적 폭음 습관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활용해 2017~2023년 사이 성인 8000여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 절반 이상이 간헐적 폭음을 한다고 보고했고, MASLD 환자 중 약 16%가 이에 해당했다.
연구의 목적은 음주 방식이 ‘진행성 간 섬유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총 음주량뿐 아니라, 술을 하루에 몰아서 마시는 방식이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이러한 영향이 적정 음주 수준의 사람들에서도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참고로 ‘적정 음주’ 기준은 여성 주 7잔 이하, 남성 주 14잔 이하로 정의된다. 이는 각각 500㏄ 맥주 5캔·10캔, 소주 약 2병·4병 수준이다.
연구진은 비알코올성 질환인 MASLD의 병 진행에 음주 방식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령·성별·주간 평균 음주량이 비슷한 MASLD 환자들을 비교했다. 일부는 간헐적 폭음자로 분류됐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군으로 묶였다.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간헐적 폭음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진행성 간 섬유화(advanced liver fibrosis)’ 발생 위험이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짧은 시간에 폭음을 하면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을 초과해 염증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흉터가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 간 질환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어 더욱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리 교수는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간이 이를 처리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염증이 증가해 결국 흉터 형성과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평소 적당히 마신다고 생각하더라도 간헐적 폭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최근 20년 사이 알코올 관련 간 질환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이유로 코로나19 기간 음주 증가, 비만·당뇨 등 위험 요인 증가를 꼽았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MASLD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러한 결과는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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