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폐이식 받은 美여성, 코로나 감염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뇌사상태 기증자 당초 음성 판정
수혜자 수술 사흘만에 발열 증상
두달만에 숨져… 폐 검사 결과 ‘양성’

장기 이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숨진 사례가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22일 폭스뉴스 등은 의학잡지 ‘미국이식저널’에 게재된 의료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 여성 환자로부터 폐 이식을 받은 미시간주 거주 여성이 지난해 가을 수술 뒤 61일 만에 코로나19로 숨졌다”고 전했다. 이식 수술에 참여했던 의료진 1명 또한 수술 나흘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를 이식받은 여성은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였다. 기증자는 미국 중서부 출신으로 교통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뇌사에 빠졌다. 의료진은 이식 수술에 앞서 두 환자에게서 콧속 분비물을 채취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수술을 진행했는데 수술 후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이식 수술은 순조롭게 끝났지만 사흘 뒤 폐를 이식받은 여성이 갑작스러운 발열과 저혈압, 산소 부족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 환자가 패혈성 쇼크까지 일으키자 의료진은 코로나19 재검사를 진행했다. 환자의 콧속 분비물 대신 폐에서 직접 채취한 샘플로 검사를 실시하자 이번엔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병원의 이식감염증 전문가인 대니얼 콜 박사는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에게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투약하는 등 코로나19 치료를 병행하는 것은 무리였으며 결국 다른 장기 상태도 악화돼 환자가 숨졌다고 진단했다. 콜 박사는 “장기 기증을 통한 감염 사례는 이식 수혜자의 1%에서만 목격될 정도로 매우 드물다. 애초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양성이었다면 폐를 이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확진자 폐이식#美여성#코로나 감염#사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