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병실정원 감축, 방역 실효성 논란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2-19 03:00수정 2021-02-19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내달부터 10인실 없애고 8인실로
코로나 감염위험 낮추려 과밀 개선
“의료진 확충 없인 방역효과 미미”
“병상 줄어 강제퇴원 우려” 지적도
정부가 전국 정신병원의 입원환자 기준을 병실 1곳당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일부 정신병원의 ‘과밀 병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병실 부족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 달 5일부터 전국의 정신병원은 최대 8인실까지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최근 법안 개정안을 수정해 다음 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등 전국 정신병원의 과밀 병실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전파된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병상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병원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 경기지역 A병원장은 “좁은 건물을 임차해 병원을 운영 중이라 추가 병상 확보가 어렵다”며 “병실 인원을 줄이면 당장 환자 일부를 내보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연구원은 “병실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정신질환자의 병원 밖 적응을 돕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상 수부터 줄이면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병실 인원을 줄이는 것이 감염 관리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신병원에서는 통상 환자들이 다양한 단체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진도 많이 필요한데 강제적으로 병실 1곳당 환자 수를 줄이면 의료진 수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재훈 한국정신보건연구회 정책이사는 “병실 내 밀집도를 낮추면서 의료진까지 함께 줄어들면 병실 내 방역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기사
정부는 2년 후인 2023년 정신병원의 1실 인원 제한을 최대 6명으로 지금보다 더 강화할 방침이다. 복지부 측은 정신병원 병실 인원 제한과 관련해 “의료계와 공동으로 의료수가 인상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신병원#병실정원#감축#논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