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AI가 알아서 투자해줘” 작년에만 1조원 몰렸다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2-10 03:00수정 2021-02-10 11:5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인공지능 자산관리서비스 확산 회사원 이모 씨(29)는 지난해 7월 난생처음 해외 주식과 원자재, 채권 등에 투자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서다. 기존 금융사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주지만 이 서비스는 소액을 투자해도 AI가 고객의 투자 성향 등을 파악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이 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만 내려받으면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100만 원으로 국내외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10%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AI를 기반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핀테크 서비스가 2030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3대 AI 자산관리 서비스엔 1년 새 1조 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AI 자산관리는 AI 알고리즘이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투자 자문을 해주거나 일임을 통해 투자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에임’ ‘파운트’ ‘핀트’ 등 주요 AI 자산관리 서비스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조2735억 원에 이른다. 1년 전에 비해 396%(1조171억 원) 급증했다. 이 중 2018년 6월 자산관리 앱을 내놓고 투자 자문 및 일임을 해주는 파운트는 운용 자산이 8500억 원으로, 1년 새 480% 늘었다. 3개 서비스의 누적 이용자도 107만 명을 넘었다. 사용자가 63만 명으로 가장 많은 에임은 작년에만 3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AI 자산관리의 주요 고객은 동학개미운동을 계기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 2030세대다. 핀트는 전체 사용자(33만 명)의 84.5%가 20, 30대다. 파운트와 에임도 20, 30대 비중이 각각 72.3%, 58.5%다.

주요기사
소액으로 간편하게 AI의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 젊은층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트의 최소 투자금액은 10만 원, 핀트는 20만 원이다. 에임도 처음 300만 원을 넣은 뒤 20만 원으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 투자 절차도 간편하다. 앱을 내려받아 가입하면 설문을 통해 소득과 투자 성향 등을 파악한 뒤 5분 내에 계좌 개설, 계약 등이 완료된다. 이후 AI 알고리즘이 고객 성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정인영 대표는 “AI가 24시간 세계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해 글로벌 자산배분을 제시하고 투자 위험을 낮춰준다. 이게 AI 자산운용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적금은 금리가 낮아 불만족스럽고 직접투자는 두려운 사람들이 AI 자산관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용 이력이 짧아 수익률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들에 비해 신뢰도가 낮고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쳐 이탈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했다. 파운트, 핀트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12%대다. 개인들이 순매수한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50.11%)보다 낮다. 높은 수익률보다는 소액으로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가 AI 자산관리를 찾는 게 좋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창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AI가 잘하는 건 데이터 이해이지 미래 예측이 아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투자를 좀더 손쉽게 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ai#투자#1조원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