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지방정부’ 역할 중요해져… 신촌 일대에 청년벤처타운 조성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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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 제공
“지난해 긴급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지방정부는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적절하게 펼쳐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66·사진)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돋보였던 한 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구청장은 3선으로 2010년부터 10년 넘게 구청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보다 ‘지방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문 구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이 멈춘 듯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지방정부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더 빠르게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해왔다”고 강조했다.

가령 검체 검사 과정에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했고, 마스크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배부하는 등의 발 빠른 움직임이 바로 지방정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서대문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초기 역학조사반이 부족해 확진자 동선 파악이 늦어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자체 동선조사팀을 꾸려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교 수업에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취약계층에 모바일 기기를 보급하자는 아이디어도 서대문구에서 먼저 나왔다.

문 구청장은 “‘모바일 기기가 없어 수업을 듣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서울시와 시교육청에 적극적으로 얘기한 끝에 저소득층에 태블릿PC 등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는 원격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학교에 무선통신장비를 설치했다. 기기 작동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을 돕고 정보기술(IT) 기기 활용에 능숙한 청년들이 진로 탐색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튜터 선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올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지방정부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정책을 펼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신촌기차역 인근 바람산 일대를 청년벤처타운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옛 창천노인복지센터 자리에는 창업 거점 공간 ‘에스큐브’가 문을 열었다. 구립신촌어린이집 자리에는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청년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소셜 창업센터’가 들어선다. 근처에는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청년주택도 마련한다.

문 구청장은 “이전까지의 청년임대주택 사업은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춰 지원해 왔으나 앞으로는 생산성이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며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을 마련해 이들이 미래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과 홍은사거리를 잇는 지하보행네트워크 조성사업 등의 도시 인프라 구축사업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지방정부#신촌#청년벤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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