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말실수 스가, 자질 논란 휩싸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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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하루종일 준비 매달리고도 ‘출산→생산’ 등 세번 잘못 읽어
정치권-언론 “자질 부족” 질타

심각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거듭된 말실수로 지도력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긴급사태 발령, 중의원 해산 시기 언급 등 중요 현안을 밝힐 때도 실수를 거듭했다.

스가 총리는 18일 시정방침 연설 도중 코로나19 대책을 설명하면서 ‘철저한 대책’을 ‘한정적 대책’으로 잘못 말했다. ‘초등학교’를 ‘초·중학교’로, ‘출산’을 ‘생산’으로 말하는 등 방역 대책에서만 세 번의 말실수가 있었다. 탈(脫)탄소 사회 실현을 언급할 때도 ‘주체’를 ‘전체’로 읽었다. 스가 총리의 말실수는 이번만이 아니다. 13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긴급사태 추가 발령 지역 7곳을 발표하면서 후쿠오카현을 시즈오카현으로 잘못 읽었다.

그는 17일 내내 연설 준비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미리 준비한 원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자 ‘최고 권력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8선 중의원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무조사회장은 “과거 관방장관 때와는 다른 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총리의 말실수가 계속되면 정권 운영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정치가의 일본어’라는 책의 저자인 스즈키 스토무(都築勉) 신규대 교수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말실수를 하면 발신력(소통 능력), 지도력이 없는 것으로 인식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시정연설#자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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