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축구 두 전설 “가족은 나의 힘”[오늘과 내일/김종석]

김종석 스포츠부장 입력 2021-01-16 03:00수정 2021-01-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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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가정’으로 화제 이승엽 이동국
“자랑스러운 아빠” 되려고 끝없이 노력
김종석 스포츠부장
이승엽의 입에서 “애국자가 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세는 나이로 46세가 된 새해 들어 셋째 아이를 낳은 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을 때였다. 세 아들을 둔 이승엽은 “(마흔이 된) 아내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며 웃었다.

이승엽이 누구인가. ‘국민타자’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연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터. 올림픽 금메달과 동메달, 아시아경기 금메달은 야구선수로는 갖기 힘든 컬렉션이다. 그는 평소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초등학교 4학년 처음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부모님께 절대 후회 안 시켜 드린다고 약속한 뒤 겨우 허락받았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관두려 했다. 철저한 위계질서 속에 구타가 흔했기 때문. 힘들 때마다 아들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하신 아버지와 바셀린까지 발라주며 가슴 태운 어머니를 생각하며 견뎠다. 나중에 꼭 성공해 10배로 갚아 드려야 한다는 마음을 간직한 채.

2002년 결혼 후 2005년 첫아들을 낳은 이승엽을 일본 도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우승의 주역이 된 그는 세상에 복덩이가 나왔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몇 년 뒤 그는 일본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내리 5년 실패한 시즌이었다. 정말 힘들고 설움도 컸다. 출전도 못 해 집에 있는데 아들이 그러더라. TV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TV 보고 있냐고. 그 한마디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독하게 마음먹고 신인 때처럼 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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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은퇴 시즌인 2017년 24홈런을 칠 만큼 건재했다. 30대 후반에도 경쟁력을 지키려고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몸을 푸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팬은 물론이고 우리 애들에게도 좋은 야구선수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다.”

다둥이 가정을 이끄는 이승엽이 선배로 모셔야 할지 모를 후배가 있다. 축구 스타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5자녀를 뒀다. 2007년 딸 쌍둥이를 낳은 뒤 2013년 다시 딸 쌍둥이를 봤다. 겹쌍둥이에 이어 이듬해 ‘대박’이라는 태명을 가진 아들을 낳았다. 41세이던 지난해 전북을 K리그 사상 첫 4연패로 이끈 뒤 은퇴한 이동국. 20대 때 게으른 천재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던 그가 불혹을 넘길 때까지 활약하며 고별무대를 화려하게 빛낼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힘도 컸다. “아이들이 아빠가 박수 받는 걸 좋아한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려고 더 열심히 한다.”

‘라이언 킹’이라는 똑같은 별명을 가진 이승엽과 이동국은 선수생활 장수 비결로 가족을 꼽으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한때 팬 서비스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둘은 이젠 자녀를 동반한 엄마 아빠가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원하면 누구보다 먼저 해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실망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2019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은 0.9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한 0명대. 지난해 국내 주민등록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며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여유가 있든 없든 자녀를 낳고 키우기에 현실은 온갖 어려움으로 가득 차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그럼에도 가족의 가치는 소중하기만 하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안하면 사회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당장 이번 주말 가사노동, 육아부터 분담해 보면 어떨까. 늘어난 집콕 시간만큼 부부, 부모 자식간에 더 가까워지려면 가족구성원 서로를 위한 배려와 이해, 섬세한 사회적 지원은 필수다. 과거 거실이나 방에 걸어 두던 가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 있다. ‘가화만사성.’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그 유효기간은 따로 없을 것 같다.

김종석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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