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코로나, 천산갑 등 먹는 문화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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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발생 책임’ 우회 지적
中외교부 “근거없는 추측” 반박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사진)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천산갑 등 희귀동물을 먹는 문화라고 지목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이 세계 최대 천산갑 소비국임을 감안할 때 누가 봐도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무게를 싣는 발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11일 온라인 연설에서 코로나19가 인수공통 감염병임을 언급하며 “천산갑과 박쥐 등을 먹는 문화, 특히 천산갑의 비늘을 먹으면 강해진다는 미친 믿음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까지 거론하며 “고대 그리스인에게 닥친 최초의 역병도 야생동물에서 기원했다. 천산갑, 박쥐를 포획해 먹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불균형해지면서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코로나19의 발원지이며 전대미문의 전염병 대유행 사태의 책임 또한 중국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중국은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일 뿐 기원지가 아니라고 맞선다. 일부 과학자 또한 천산갑이 코로나19 중간숙주라는 가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천산갑에서 코로나19와 유전자 배열이 거의 같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존슨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은 발끈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근거 없는 추측과 과장된 논쟁은 코로나19 기원을 밝히려는 국제 협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북부 허베이성에서는 지난해 5월 16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국이 이달 31일부터 해외시민여권(BNO)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것도 양국 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BNO는 1997년 홍콩 반환 전까지 영국이 홍콩에 발급한 특수 여권이다. 이 여권을 소지하거나 과거 보유한 홍콩인은 300만여 명. 전체 인구(750만 명)의 40%에 달한다. 이에 중국은 여권 효력을 중지하거나, 이 여권을 소지한 사람의 공직 진출 및 투표권 박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영국#존슨#코로나#중국#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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