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새 3266→3096→3148 널뛰기… 개미는 불안불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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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4조4921억 역대 최다 매수
기관, 3조7432억 역대 최다 매도… 하루 44조 거래대금도 역대 최대
‘삼성전자 9만’ 등 상위 종목만 상승… 주가 양극화도 더욱 심해져
“단기 급등해 조정 고려할 시점”

11일 장 초반 3,200 선까지 돌파했던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0.12%(3.73포인트) 내린 
3,148.45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주가가 쓰인 전광판 앞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1일 장 초반 3,200 선까지 돌파했던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0.12%(3.73포인트) 내린 3,148.45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주가가 쓰인 전광판 앞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3,266.23(오전 10시 15분)→3,096.19(오후 1시 32분)→3,148.45(오후 3시 30분).

11일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자 회사원 최모 씨(38)의 카카오톡 대화방도 불이 났다. “3,100이 무너졌는데 무슨 악재가 있나?” “기관이 역대급으로 팔았잖아.” “동학개미의 힘이 대단하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주가 등락의 이유를 찾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별다른 호재나 악재가 없는데도 증시가 크게 요동치면서 삼천피(코스피 3,000) 상승장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락장에서도 삼성전자는 ‘9만전자’에 안착했고 현대자동차는 시가총액 5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 주가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 하루 170포인트 널뛰기… 불안도 커져

이날 코스피의 장중 변동 폭은 170.04포인트로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코스피 거래대금(44조4337억 원)도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사자’ 행렬에 나선 개미들과 전례 없는 기관의 매도세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개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4조492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주(4∼8일) 순매수한 전체 금액(1조7459억 원)의 2.5배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장중 3,200 선까지 돌파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역대 최대인 3조7432억 원을 팔아치우며 상승세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종전 최대 순매도액(지난해 12월 29일·1조9734억 원)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외국인도 7258억 원을 팔며 매도 행렬에 가세했다.

기관이 역대급 매도에 나선 것은 차익 실현과 자산 비중 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의 매수, 매도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며 “향후 주가 전망이 나빠져서 매도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또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투자로 돌아서는 개인들이 늘면서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과열 경고’도 높아지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이 오늘처럼 확실하게 매도세를 보인 건 증시가 단기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신호”라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70조 원 가까이 돼 이런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 주가 ‘양극화’ 심해져

이날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6개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2.48%(2200원) 오른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만전자’에 안착했다. 개인은 이날도 삼성전자를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490억 원어치 사들였다.

애플과 전기자동차 개발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인 현대차 주가도 8.74% 급등해 26만7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57조 원을 돌파하며 시총 상위 5위에 올라섰다. 카카오(4.38%), SK이노베이션(3.89%) 등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똑똑해진 개미들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갖춘 우량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 종목이 시총 상위 종목으로 압축되면서 작년과 달리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투자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급증하는 ‘빚투’(빚내서 투자)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8일 현재 20조3221억 원으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는 과식으로 인한 급체 같은 상황”이라며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코스피#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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