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 먹어보고 싶다” 막말 의혹 외교관 징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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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11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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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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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인육 먹어보려고 한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외교관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징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외교부는 주시애틀총영사관 A 부영사의 발언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한 뒤 이같이 결론내렸다.

앞서 이 의원실은 외교부 관계자의 자료와 제보 등을 통해 A 부영사가 지난 2019년 부임한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언어폭력을 가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제보에 따르면 A 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또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을 가하고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고 말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외교부는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보고 자료에서 “현재 조사 결과로 A 부영사가 해당 발언을 했다는 혐의 사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며 ‘불문’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외교관과 실무관 단둘이 있을 때 있었다고 주장된 것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할만한 제3자 진술이나 객관적 물증이 없고 제보자의 진술내용 중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퇴직 종영 발언에 대해서는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행정직원에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구체적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 제보자 및 주변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해 언급 내용은 확정이 곤란함 점 등을 고려해 장관 명의 서면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 측은 A 부영사의 폭언 의혹을 재조사 하는 과정에서 제보자, 제3자 등에 대한 문답만 이뤄졌으며 대질심문 등 종합적인 정황증거 수집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A부영사의 공관 예산 횡령 의혹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재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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