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상생형 일자리’ 5년후 대한민국 뿌리산업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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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어 ‘상생형 일자리’로 선정, 공해업종인 주조-금형 등 뿌리산업
친환경 스마트산업단지로 조성… 2025년 하남산단에 26개 기업 입주

밀양 하남일반산업단지 조성 조감도. 2025년 뿌리산업 분야 26개 기업이 모두 입주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경남도 제공
밀양 하남일반산업단지 조성 조감도. 2025년 뿌리산업 분야 26개 기업이 모두 입주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경남도 제공
21일 오후 3시경 경남 밀양시 하남읍 하남일반산업단지. 낙동강 수산대교 인근 102만 m²의 넓은 터에 조성된 이 산업단지엔 입주기업이 단 하나뿐이다. 50년 역사의 주조(鑄造) 업체인 한황산업(대표 박준흠)은 올해 초 가동에 들어갔다. 바로 옆 블록엔 한영금속이 공장을 짓고 있다.

이처럼 썰렁한 하남산단이 5년 뒤엔 밀양 경제부흥은 물론이고 경남과 대한민국 뿌리산업을 선도하는 전진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최근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으로 광주형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밀양형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밀양형 일자리 모델은 대표적 공해 업종으로 인식된 뿌리산업을 친환경 스마트산업단지로 만들어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2일 “무엇보다 참여 주체인 정부와 기업,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등 노사민정(勞使民政)의 노력과 양보가 사회적 대타협으로 이어졌다.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뿌리산업의 발전에 더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도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하남산단에 2025년까지 26개 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1차로 2023년까지 8개 회사가 진해 마천주물단지, 부산과 김해 등지에서 이전한다. 내년엔 한영금속이 입주하고 2022년에는 팔미금속, 두영이엔지, 동방주물이 들어온다. 중앙교역과 태형금속, 영화금속도 2023년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1차 입주 기업의 투자 규모는 1280억 원, 신규 일자리는 240여 개다. 입주가 끝나는 2025년엔 전체 투자 규모가 3400억 원, 일자리는 500개 이상 만들어진다. 대기업들도 동반성장을 위해 동참했다. 두산중공업과 현대위아는 적정 납품단가 보장과 물량 확대를 약속했다.

정부와 경남도, 밀양시도 이들 기업을 적극 돕는다. 5년 동안 14개 사업에 1320억 원을 투입한다. 뿌리산업의 변화, 공정 개선을 위한 ‘친환경 스마트 뿌리산업 혁신플랫폼 구축’에 490억 원, 로봇 기반 뿌리업종 스마트산업단지 조성에 305억 원을 지원한다. 스마트 공장 보급 확산엔 24억 원이 쓰인다. 인근 양동, 귀동, 귀서마을 주민과 노동자를 위해 144억 원을 들여 지역상생복합문화센터를 짓고 35억 원으로 어린이집도 세운다. 끈기로 대타협을 이끈 박일호 밀양시장은 “뿌리기업들의 산업입지 불안정과 인력난을 ‘상생’이라는 모델을 통해 타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전국적인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마을 가까운 곳엔 하남농공단지가 있어 환경 민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농공단지와 이웃한 하남산단 입주 기업엔 대기오염 배출 기준을 기존보다 50% 이상 높게 적용한다. 대기환경 모니터링과 함께 복합악취측정기를 운영한다. 개별 기업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환경보전위원회를 꾸린다.

이미화 경남도 전략산업과장은 “밀양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생산효과 3500억 원, 부가가치 유발 1200억 원, 직간접고용 1000명은 물론이고 경남의 경제성장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남의 뿌리기업은 4200여 개로 전국의 12.8%, 매출은 46조 원으로 전국 28%를 차지한다.

○ 뿌리산업
열처리, 주조, 금형, 표면처리, 용접, 소성가공 등 6대 뿌리기술을 활용하는 업종. 나무뿌리처럼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종 제품에 장착돼 자동차, 조선(造船), 정보통신 등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는 의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밀양#뿌리산업#상생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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