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K뉴딜, 재정혁신 걸림돌 우려”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0-10-20 03:00수정 2020-10-20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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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운용’ 보고서 통해 지적
“114조 투입, 예산 낭비 위험… 사업효과 구체적 검증 선행돼야”
도덕적 해이 발생 가능성엔 “재정지원 방식 세심한 검토를”

정부가 2025년까지 국비 114조 원을 투입하기로 한 ‘한국판 뉴딜’ 사업이 재정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뉴딜 사업 효과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1년 예산안 및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판 뉴딜이 재정 건전성 우려를 잠재울 만큼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제의 구체성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정부가 발표한 각종 뉴딜 사업들이 기존 사업과 비교해 경제성이 있는지, 한국판 뉴딜로 대체될 산업의 근로자들을 어떻게 배려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2025년까지 44조8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디지털 뉴딜 중 디지털·온라인 교육 강화 사업과 관련해 “기존 오프라인 학습 환경을 능가하는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 근거가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핵심으로 한 그린 뉴딜에 대해서는 “정부가 달성할 수 있는 탄소배출 감소, 미세먼지 감소 등 구체적 목표치는 어느 정도인지, 기존 화력발전 산업 종사자들은 어떻게 전환시킬지 등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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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이 한국판 뉴딜의 구체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뉴딜 사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지 못한 채 자칫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이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상황에서 대규모 뉴딜 사업으로 인한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면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경제성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현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2024년까지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며 “2022년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현 정부 들어 늘고 있는 복지 예산과 한국판 뉴딜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판 뉴딜에 투입되는 예산이 ‘눈먼 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보고서는 “정책 효과가 높을 가능성이 있는 집단을 선별하고,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지 않을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전달 체계 방식에 대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재정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밋빛 세입 전망에 기댈 경우 당초 목표보다 재정 수지가 더 악화돼 재정 건전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현재 정부의 전망치보다 재정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국판 뉴딜#재정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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