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뒤늦은 장례식… 조기게양 강요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별세 11개월만에 당정 합동장… 스가 “국제사회 평화 공헌” 추모
21억원 장례비 日내부 비판론도

장례비 과다 지출, 조기(弔旗) 게양 강요 논란을 부른 ‘일본 보수 거두’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사진) 전 총리의 장례식이 17일 도쿄 미나토구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 11월 101세로 숨진 그는 당시 가족장을 치렀고 이번에 고별식 형태로 내각 및 집권 자민당 주최의 합동장이 열렸다.

NHK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고인은 필요한 개혁을 실행하고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에 공헌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정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추도했다.

이날 왕위 계승 1순위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 또한 참석해 헌화했다.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은 대리인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남관표 주일 대사 역시 참석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한일 관계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보여주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82년 11월 총리 취임 후 두 달 만인 1983년 1월 현직 총리로 최초로 방한했다. 한일 정상 외교의 물꼬를 트며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 한국 정치인과도 친교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는 198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일본의 패전일에 야스쿠니를 찾은 최초의 현직 총리란 오명을 남기며 그릇된 역사 인식을 보여줬다.

이번 합동장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1억9000만 엔(약 21억 원)의 장례비용이 과하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부과학성이 국립대 등에 조기 게양 및 묵념을 요구한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17일 히토쓰바시대 학생 20여 명은 전날 조기를 게양한 학교 건물 앞에 모여 “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나카소네#장례식#조기게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