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방침 굳혀… 주변국 오염 공포 확산

도쿄=김범석 특파원 , 최지선 기자 입력 2020-10-17 03:00수정 2020-10-1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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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년내 바다로 방출 시작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를 담은 탱크들. 현재 123만 t으로 매일 170∼180t이 생성된다. 2년 뒤 137만 t이 되면 포화 상태가 된다. 후쿠시마=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 정부가 국내외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9년 전 폭발로 가동이 중단된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시키고 희석하면 안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지역 어민, 한국 등 일부 주변국은 “재정화를 해도 일부 방사성물질은 현재 기술로 제거되지 않는다”고 반발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15일 마이니치신문은 “정부가 이달 말 회의를 열어 오염수 바다 방류를 정식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마지막 주 각료회의가 열리는 2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장관인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역시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 결정하지 않은 채 놔둘 수 없다. 정부가 책임을 지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 사고 후 원자로 내 핵연료를 식히는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후쿠시마에서는 매일 170∼18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이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한 후 원전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했다. 지난달 17일 기준 탱크 1040개에 123만 t을 보관했지만 2022년 여름경 탱크 포화(137만 t)를 앞두고 있어 빨리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일본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추가 저장, 역시 환경파괴 논란이 큰 대기 방류 대신 손쉬운 방법으로 꼽히는 해양 방류를 택하기 위해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막후 여론전을 펴왔다. ALPS 과정을 거친 물을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도 그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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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당시 환경상은 정부 관계자 중 처음 해양 방류를 거론하며 “과감히 방출하는 방법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역시 취임 직후인 지난달 26일 후쿠시마를 찾아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하고 싶다”고 가세했다.

오염수의 실제 방류는 빨라도 2년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승인을 얻고, 방류 설비를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다 방류의 위험성이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2018년 정화를 끝낸 오염수 89만 t을 조사한 결과, 84%에 이르는 75만 t이 배출 기준치를 넘는 세슘,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었다. 환경 전문가들 또한 현재 기술로는 ALPS 처리를 거친다 해도 또 다른 방사성물질로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트리튬(삼중수소)을 제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한 어민은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다른 나라에 후쿠시마 수산물을 먹어달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뿐 아니라 한국 등 주변국 바다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교부는 이날 “국민 건강과 안전보호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국제사회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염수 방류는 해당국의 주권 영역이어서 현실적으로 특정 방식을 강요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원자력·과학기술 분야 전문인 이재훈 변호사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일본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우리 역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한 후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최지선 기자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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