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SF소설 같은 ‘우주탐사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다

입력 2020-10-14 03:00업데이트 2020-10-14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화성 날아다니는 ‘벌떼 로봇’ 등 NASA, 23년째 혁신 아이디어 지원
소행성의 중력지도 작성 위해 통통 튀어 다니는 탐사선 구상
엉뚱해 보이지만 실현되면 엄청난 효과를 일으킬 우주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크고 무거워서 우주인의 움직임을 어렵게 하는 생명 유지 장치(왼쪽 사진 등에 메고 있는 것)를 분리하는 바이오봇이 개발되고 있고,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오른쪽 사진)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해 로봇 탐사선을 보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사진 출처 NASA
화성을 날아다니는 벌떼 로봇? 태양계 밖 항성으로 진출하기 위한 레이저 추진 장치? 공상과학(SF)소설처럼 들리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첨단혁신연구프로그램(NIAC)에서 실제로 진행된 연구들이랍니다.

NIAC는 ‘현실이 되면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지만 당장 실현 가능성은 없는 연구 아이디어’를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1998년 시작해 올해 4월에도 23개의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죠. 우주 과학 분야의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미국 연구자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요. 2018년에는 미국 앨라배마대의 한국인 연구자인 강창권 교수가 화성을 날아다니며 탐사하는 곤충 로봇 연구로 NIAC에 선정되기도 했지요.

NIAC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이뤄져 있어요. 1단계는 연구가 실현 가능한지 분석해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2단계로 넘어가 연구개발 계획을 만들지요. 마지막 3단계는 NASA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1년에 하나만 선정해요. NIAC의 총괄책임자인 제이슨 덜레스는 “NIAC에서 시작돼 실제로 실현 궤도에 오른 연구가 많다”며 “NIAC는 NASA의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말했지요.

○ 달 크레이터는 전파망원경으로, 생명 유지 장치는 ‘바이오봇’으로!

올해 4월 8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삽타르시 반디오파디아이 박사는 달 뒷면의 크레이터에 전파망원경을 건설하자는 ‘달 크레이터 전파망원경(LCRT)’ 아이디어를 발표했어요. 전파망원경은 파장이 긴 전자기파인 전파를 관측하는 망원경으로, 안테나처럼 수신기에 전파 신호를 모으지요.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큰 단일 전파망원경은 중국의 ‘톈옌’이에요. 지름만 500m에 달하는 거대한 구면 전파망원경이지요. 그런데 반디오파디아이 박사는 달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크레이터에 전파망원경을 만들면 훨씬 큰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요. 3∼5km 지름의 크레이터 중간에 로버를 이용해 1km 길이의 철망을 설치해요. 그리고 크레이터 중간에 전파수신기를 매달아 두면 땅을 팔 필요 없이 지구 4배 면적의 전파망원경을 만들 수 있지요.

미국 메릴랜드대의 데이비드 애킨 교수는 우주인들의 움직임을 편하게 해주는 ‘바이오봇(BioBot)’을 고안했어요. 달에 착륙한 아폴로호 우주인들이 어색하게 걷는 모습을 본 적 있죠? 그들은 지구 무게로 96kg에 달하는 우주복 ‘A7L-B’를 입고 있었어요. 무게의 63%는 등에 부착된 ‘휴대용 생명 유지 장치’가 차지했죠.

바이오봇은 우주복에 케이블로 연결된 움직이는 로버예요. 휴대용 생명 유지 장치의 핵심인 공기 정화 장치, 전력, 열 조절 장치 등을 싣고 있어요. 무거운 등짐을 자동 카트에 실었다고 상상하면 되겠네요. 올해 NIAC 2단계에서 선정된 바이오봇은 개발을 거쳐 미국의 NASA 존슨센터에서 작동 시연 실험을 거칠 예정이랍니다.

○ 튀어 다니고, 기어 다니고! 튀는 탐사선들

태양계에는 아직도 탐사되지 않은 천체가 많아요. 그중에서는 생명이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도 있지요. 대표적인 곳이 토성의 얼음 위성 ‘엔켈라두스’예요. 엔켈라두스는 지름이 겨우 500km 정도인 작은 위성이에요. 평균 기온이 영하 198도 정도로 추워 지표의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 있지요.

그런데 2005년 토성 탐사선 ‘카니시’가 엔켈라두스 남극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분출구를 발견했어요. 엔켈라두스의 얼음 아래 액체 바다가 있다는 증거였지요. 이후 분출된 물질의 조성을 분석한 결과 90도가 넘는 온도에서만 생성되는 이산화규소 결정도 발견되었어요.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엔켈라두스의 바다에 생명이 살 정도로 따뜻한 열원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어요.

NASA 제트추진연구소 오노 마사히로 연구원은 ‘엔켈라두스 분출구 탐사선’을 제안했어요. 로봇 탐사선이 직접 분출구 틈으로 내려가 바닷물을 채취해서 돌아오는 것이죠. 로봇은 네 팔을 얼음벽에 꽂아 분출구 밑으로 내려갈 수 있어요. 어쩌면 분출구에서 지구 밖 생명을 처음으로 만날지도 몰라요!

소행성을 튀어 다니며 중력을 측정하는 탐사선 아이디어도 있어요. 소행성에서는 중력을 측정하기 어려워요. 지구처럼 구형인 천체에서는 천체의 중심과 지표면의 거리가 일정해 중력이 어디서든 비슷하게 측정돼요. 하지만 모양이 불규칙한 소행성에서는 물체가 소행성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가 달라지죠.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벤저민 호크먼 연구원은 소행성 표면을 튀어 다니면서 중력을 측정하는 탐사선 ‘그래비티 포퍼’를 구상했어요. 그래비티 포퍼는 일정 시간마다 제자리에서 아무 방향으로나 뛰어오르는 단순한 로봇이에요. 이 로봇 여러 대가 소행성에 착륙하면 알아서 천체 표면을 통통 튀어 다닐 거예요. 이때 로봇의 위치에 따라 중력이 달라지며 로봇이 튀어 오르는 궤도도 달라져요.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로봇이 멀리까지 튀어 오르고, 강한 곳에서는 조금만 튀어 오르겠지요. 소행성을 도는 탐사선이 이 로봇들의 궤도를 추적하면 소행성의 중력 지도를 그릴 수 있답니다.

이창욱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changwooklee@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