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평화 중재 결실… 백악관 “노벨평화상 자격” 자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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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UAE-바레인,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 이끌어
3국 총리-외교장관 불러 서명식
트럼프 “중동서 추가 협정 나올것”
대선 앞두고 외교성과 띄우기

외교정상화 협상 대표들과 트럼프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간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를 담은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 뒤 
각국 관계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친미 아랍국가 간 관계 정상화를 확대해 중동 평화 
협상가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 대통령,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바레인 외교장관,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외교장관(왼쪽부터). 워싱턴=AP 뉴시스
외교정상화 협상 대표들과 트럼프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간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를 담은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 뒤 각국 관계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친미 아랍국가 간 관계 정상화를 확대해 중동 평화 협상가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 대통령,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바레인 외교장관,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외교장관(왼쪽부터). 워싱턴=AP 뉴시스
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동 평화 외교의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와 유대인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이 열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외교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바레인 외교장관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UAE, 바레인과 각각 양자 협정을 체결했고, 3자 협정도 성사됐다. 이스라엘이 걸프지역 국가와 수교한 것은 1948년 건국 이래 72년 만에 처음이다.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는 2곳(이집트, 요르단)에서 4곳으로 늘었다.

이날 행사가 열린 곳은 미국 워싱턴 백악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인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사실상 이날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그는 협정에 서명한 후 연설에서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수십 년간의 갈등과 분쟁 끝에 중동이 새로운 여명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자격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번 협정을 놓고 미중 갈등 심화, 북-미 협상 정체 등으로 내세울 만한 외교 성과가 마땅치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 중재자’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입지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지지층인 보수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유대인 표심 얻기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미국은 앞으로 이스라엘과 친미 아랍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확대해 대(對)이란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직후 “중동에서 추가적으로 5, 6개국이 더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수니파 맹주이자 이란의 주적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반이스라엘 성향이 약한 모로코와 오만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의 ‘반이란·친미 벨트’ 국가들 간 정보 및 군사 협력에도 공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 정보력과 군사력이 가장 앞서는 이스라엘이 사우디, UAE, 바레인 같은 아랍 산유국들과 협력 수준을 높이면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미군을 중동에 주둔시켜도 이란 견제가 용이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암살 계획과 관련해 “나 같으면 당연히 그를 제거했을 것 같다. 그러나 (당시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가 반대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중동에서 친미 블록을 구축하기 위해 반미, 친이란 성향을 지닌 인사나 조직 제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2020 미국 대선#트럼프#중동평화 중재#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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