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부터 온라인 콘서트까지…코로나19로 모바일이 삶에 뿌리내렸다”[신무경의 Let IT Go]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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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애니 테드 크란츠 CEO 인터뷰]
한국은 새 앱 시도하려는 이 많은 역동적 시장
코로나19로 금융, 교육, 건강, 엔터 앱 시장 확장
모바일 이용자 분석이 ‘검은사막 모바일’ 흥행 비결


“사회가 ‘셧다운(봉쇄조치)’되고, 집에 머물고 일하는 것이 강요됨에 따라 우리 삶은 드라마틱하게 변화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스마트폰을 연결과 엔터테인먼트, 탐험, 정보와 창조의 관문으로 이용해왔다.”

글로벌 앱 분석업체 앱애니는 17일(미국 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모바일에서 어떻게 소비자 행동을 영원히 변화시켰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올해 상반기(1~6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이 같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모바일로의 급격한 전환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모바일 앱 다운로드가 정점을 찍은 올해 4월 한 달 다운로드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하반기(7~12월)의 월 평균 다운로드 수 대비 25%나 증가했다. 글로벌 앱 마켓에서 소비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500억 달러(약 59조 원)를 지출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 증가한 것이다. 4월 전 세계 이용자들은 모바일에서 하루 평균 4.3시간을 소비했다. 올해 상반기 세계인들이 모바일 앱을 이용한 시간을 합치면 무려 1조6000억 시간에 이른다.

보고서는 “심리학자들은 평균 66일이면 습관이 형성된다고 본다”며 “이대로 3분기(7~9월)가 지나면 앱 습관이 고착화되고 모바일은 우리의 삶에 더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대유행)에 따라 한국의 모바일 생태계에 어떻게 바꿔 놓을까. 앱애니 최고경영자(CEO) 테드 크란츠(사진)를 서면 인터뷰해 시장과 기업,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물어봤다.

―한국 앱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크고 성숙한 시장 중 하나다. 다운로드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상당한 규모로 앱을 내려받고 있다. 새로운 앱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새로운 앱을 시도하려는 사용자들로 구성된 역동적인 시장이란 뜻이다. 앱 내에서 결제하는 인앱 결제 규모에 있어서도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라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 한국 앱 시장의 변화 양상은.

“팬데믹 이후 금융 앱 사용량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주식 거래 및 투자 정보 앱의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의 결과로 신용카드 앱의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실제 보고서는 6월 한 달간 금융앱 이용시간은 2019년 4분기(10~12월) 월평균 이용시간 대비 70%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105%)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미국(65%), 일본(30%), 중국(15%)보다 높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변화는.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협업, 컨퍼런스콜 등을 위해 모바일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이 중단되면서 교육 앱 다운로드도 급증했다.

공공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은 건강을 유지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는데 이는 건강-피트니스 앱과 엔터테인먼트 앱 사용의 증가로 이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앱에서는 짧은 비디오, 라이브, 음성, 비디오 채팅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교류를 할 수 있다. 이들 앱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여가, 사회, 소통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이다.

전자업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특히 생활용품과 인테리어용품에 초점을 맞춘 쇼핑 앱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봤다. ‘락다운(이동조치 제한)’ 정책이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한 것이다. 동시에 전통 소매업체들은 매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그간 체험한 습관은 버리기 어려우리라 본다. 예컨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라이브 공연, 온라인 쇼핑 등에서는 모바일 앱이 계속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커머스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해외는 어떤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정책이 계속됨에 따라 전통 소매업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그리고 더 많이 쇼핑하고 있어 소매업을 대신해 이커머스 앱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5월 미국 이커머스를 통한 판매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825억 달러(약 97조 원)를 기록했다. 미국 연휴 시즌 실적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해서 애널리스트들은 ‘5월의 크리스마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 5월 기준 위시 앱, 쇼피 앱, 쉬인 앱, 라자다 앱의 사용량은 전월 대비 15~30% 가량 증가했다.

최근 앱애니 조사에 따르면 60%에 이르는 미국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항상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다뤄 누구보다 온라인 이해가 높은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경우 응답률이 더 높았는데 18~24세는 79%, 25~34세는 90%가 모바일 쇼핑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기업들이 대비해야 하는 위협들이 있나.


“모바일 앱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디지털 프라이버시의 진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포함한 모든 제품의 사용 방식을 스스로 통제하기를 원한다. 더 이상 소비자들은 여러 앱과 웹사이트에서 본인의 이용패턴 등을 추적하는데 동의하는 버튼을 누르지 않을 것이다.”

(일례로 애플은 9월 업데이트 할 운영체제 iOS14에서 개인정보보호 체크포인트를 만들어 이용자가 원하면 앱 개발사들이 자신의 정보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현재처럼 사용자 레벨 데이터(어떤 사이트에 방문했고, 어떤 영상을 봤으며, 어떤 키워드를 검색을 했는지 등)를 광범위하게 측정하고 수집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상위 개념인 캠페인 레벨 데이터(국가, 성별, 연령 등)를 분석해 통찰력을 얻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달 앱애니가 선보인 ‘어센드’와 같은 통합 모바일 퍼포먼스 제품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센드란 무엇인가.

“광고 담당자들이 (네이버, 페이스북, 유튜브 등) 파편화된 광고 플랫폼을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모바일 광고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모든 광고 채널의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단일 제어 제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19년 10월 애널리틱스 기업이자 광고 분석 기술력을 갖춘 리브링을 인수했고 어센드를 출시했다.”

―앱애니를 가장 잘 활용하는 한국 업체는 어디인가.

“한국 고객사로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라인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게임 개발업체 펄어비스다.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앱애니를 활용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을 분석했다. 앱애니가 보유한 시장 데이터를 통해 다운로드, 수익, 사용량 등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임에 꼭 필요한 특징도 도출해냈다. 그 결과 검은사막 모바일은 한국, 대만, 일본 등에서 판매 및 인기 차트 1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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