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 최적의 메모리 용량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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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스트리밍 시대, 고용량 메모리는 가격 상승 요인”



대세는 스트리밍인데…
고용량 메모리는 No!
수년 전만 해도 보고 싶은 영화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저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은 디스플레이 크기, 배터리 용량만큼 중요한 구매 요소였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은 스마트폰 사용 행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본격적으로 5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변화는 가속화했다. 이제는 고해상도의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하고, 직접 찍은 고용량 사진과 영상도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는 구매 시 메모리 용량이 중요했던 시절은 지났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어려운 기술 용어로 가득한 스펙에 압도당해 자신에게 필요한 사양이 무엇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최고 사양’이라는 스마트폰을 가장 비싼 가격에 구매한 경험이 있다.

고객 80% 가장 작은 용량의 메모리 선택

예를 들어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같은 라인업 내에서도 램(RAM)과 내장메모리 용량만 차이를 두고 세분해 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제품에 램과 내장메모리의 차이로 구분해서 다양한 가격대로 출시한 제조사들의 수고는 고객 혜택으로 이어졌을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갤럭시 S10 및 아이폰11을 구매한 소비자 중 80%가 가장 작은 용량의 내장메모리를 선택했다.

스마트한 고객들이 제조사들이 부리는 ‘최고 사양’ 마술에 더는 걸려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고객들은 쓸데없이 비싸고 불필요한 스펙 대신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CMag “메모리는 4GB면 충분”

미국 IT전문매체 ‘PCMag’은 지난해 4월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3GB램과 8GB램을 탑재한 두 개의 스마트폰으로 동일한 앱 16개를 차례대로 실행해 앱 실행 속도 테스트를 진행한 것. ‘PCMag’은 실험 후 일부 ‘헤비 유저’를 제외한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4GB램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장메모리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올해 초 7000여 명의 LG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내장메모리 사용량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대부분의 고객 50GB 이하로 내장메모리 사용

그 결과 1년 사용 기준으로 약 6.4%의 고객만이 70GB 이상의 내장메모리를 사용할 뿐, 79.4%의 고객은 50GB 이하로 내장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메모리 공간이 넉넉하면 다양한 자료들을 스마트폰에 저장하며 사용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메모리 공간이 자기가 사용하는 폰에 탑재되고 그에 대한 가격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각각 128GB와 1TB의 내장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의 가격 차이는 약 450달러다. 만약 고객이 추가적으로 외장 메모리를 구입해 마이크로 SD 슬롯에 넣어 1TB로 사용할 경우 150달러 정도 소요된다. ‘최고 사양’이라는 명목하에 고객은 그 두세 배에 달하는 비용을 제조사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불합리한 구매를 줄이기 위해 상품 기획 단계부터 이와 같은 고객들의 메모리 사용 행태를 제품에 적극 반영했다. 고객이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초대용량 램과 내장메모리 같은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 고객 부담을 줄인 것. 하지만 추가 메모리 공간을 고객이 원할 경우 외부 메모리 슬롯을 활용해 총 2TB까지 확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 벨벳, 불필요한 스펙은 No!
‘선택과 집중’ 전략
그러나 LG전자는 고객에게 최적의 동영상 시청 경험을 제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사운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최적의 동영상 시청 경험을 위해 ‘6.8인치 POLED 20.5:9’라는 디스플레이를 새로 개발했다. 좀 더 저렴한 ‘표준 부품’을 사용했다면 재료비나 개발비 등을 절감할 수도 있었지만, ‘최적화’ 과정을 거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만지고 싶은 디자인과 보는 경험을 위한 LG전자의 치열한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LG 벨벳을 위해 새로 개발된 20.5:9 화면비의 6.8인치 POLED의 가격은 약 60¤70달러 정도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부품 중 칩셋, 배터리 등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스테레오 스피커’와 ‘인공지능 사운드’를 지원해 사운드로 완성되는 동영상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사용자가 영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즐길 때, 좌우 음량 밸런스를 맞춰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 사운드’는 재생 중인 콘텐츠를 자동으로 분석해 최적의 오디오 음질을 맞춰준다. 특히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어우러진 영화 콘텐츠의 경우 입체감을 더해 몰입감을 극대화해 준다.

LG전자는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 벨벳의 가격을 80만 원대에 출시했다. 거의 모든 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이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는 상황에서, LG 벨벳은 주목할 만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동영기자 kdy184@donga.com
#lg벨벳#고용량#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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