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서 제초작업하다 깨져
경찰-국방硏, 성분 정밀분석 나서
주한미군측 “1970년대 모두 폐기”
지난달 한 민간인이 화학 액체가 담긴 앰풀을 밟고 한때 중태에 빠졌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과 군은 이를 과거 주한미군이 취급했던 훈련용 화학 앰풀로 파악하고 있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50대 남성 A 씨가 지난달 18일 경기 연천군의 한 논밭에서 제초 작업을 하던 중 땅속에 묻혀 있던 미확인 화학 앰풀을 밟고 쓰러졌다. A 씨는 이날 발견된 앰풀 3개 가운데 1개를 밟은 뒤 해당 앰풀에서 흘러나온 기체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주일가량 중태에 빠졌던 A 씨는 최근에야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길이 약 17cm, 지름 약 2cm의 원형모양 앰풀에 갈색빛의 액체가 담겨 있었고, ‘Made in USA’가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의뢰로 성분 분석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관련 감정 장비가 없어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재감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ADD에 감정을 넘겼다. ADD는 이 앰풀에 일부 화학물질이 희석돼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남북 접경 지역이고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았던 점을 우려해 앰풀 출처 파악에 나선 군경은 해당 앰풀이 1960년대 주한미군이 화학탐지 훈련 때 사용했던 앰풀임을 확인했다. 주한미군 측은 군경에 “1970년대에 이 앰풀을 폐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newjin@donga.com·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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