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유출 추정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英서 환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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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공
조계종 제공
6·25전쟁 때 해외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불화(佛畵)가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의 ‘치성광여래도(熾盛光如來圖·사진)’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 송광사와 함께 환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달 해외의 한국 문화재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송광사 치성광여래도가 국외 경매시장에 출품된 것을 확인했다. 재단은 이 불화의 하단에 적힌 기록을 분석해보니 제작 연도와 봉안한 사찰명은 훼손됐으나 송광사의 암자에 봉안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후 소장자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28일 영국에서 그림을 돌려받았다.

이 기록에는 향호묘영(香湖妙英)과 용선천희(龍船天禧)라는 스님이 불화 제작에 참여했다는 내용이 있다. 두 스님은 19세기 후반 전라도에서 활동한 화승(畵僧)으로 송광사와 선암사의 많은 불화를 제작했다. 또 1857년 송광사에 치성광여래도를 봉안하는 성산각을 건립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번에 환수한 치성광여래도가 성산각에 모셔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치성광여래도는 북극성 북두칠성 등 별자리를 여래와 성군으로 의인화해 묘사한 불화다. 국내에는 고려 후기∼조선 후기에 제작된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1898년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송광사 치성광여래도는 비단 바탕에 채색한 것으로 크기는 141×102cm다. 중앙에 치성광여래가 있고 좌우에 해와 달을 상징하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합장하고 있다.

조계종 측은 “과거 운문사 ‘칠성도’, 봉은사 ‘시왕도’, 범어사 ‘신중도’를 환수한 것처럼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국외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6·25전쟁#조선시대#불화#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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